업비트 코빗 코인원 빗썸 고팍스 등 국내 5개 암호화폐거래소 협의체(DAXA)는 24일 위믹스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DAXA는 “위믹스가 회원사에 제출한 계획 대비 초과 유통량은 상당히 중대한 수준”이라며 “소명기간에 제출된 자료에도 각종 오류가 발견됐으며 프로젝트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DAXA의 상장폐지 여부 등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언론을 통해 발표해 투자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위믹스는 위메이드 산하 위믹스재단이 발행한 암호화폐다. 2020년 10월 거래가 시작됐으며 현재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 상장돼 있다. 시중에 풀린 위믹스의 시가총액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약 5170억원에 달했지만 소식이 전해진 지 20분 만에 60% 넘게 폭락했다.
위믹스는 지난달 27일 ‘허위 공시’를 이유로 투자유의 종목에 지정됐다. 위메이드가 업비트에 제출한 계획(2억4596만6797개)보다 29.45% 많은 3억1428만1502개를 유통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애초 DAXA는 지난달 27일부터 2주간 위메이드의 소명자료를 검토해 거래 지원 종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지난 10일과 17일 두 차례 투자 유의 종목 지정 기간을 연장했다. “위메이드가 소명기간에 제출한 자료에 일부 오류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두 번째 연장 결정이 발표되기 하루 전인 16일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위믹스의 상장폐지는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해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번 상장폐지 결정이 단순 유통량 오기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앞서 위믹스를 공시 없이 발행해 현금화한 전적이 있다는 점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위메이드는 2020년 사전 공시 없이 1억800만 개의 위믹스를 매각해 2271억원을 현금화했다. 위믹스의 '증권성' 논란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위메이드가 기업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용도로 위믹스를 발행해 사실상의 '무허가 증권'이라는 법적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위믹스의 사업 구조도 논란거리다. 위메이드는 일부 위믹스를 자회사나 코코아파이낸스에 담보로 맡기고 현금과 스테이블코인으로 대출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담보로 맡긴 위믹스를 유통량으로 드러내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다. 그런데 자체 발행 암호화폐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사업을 확장하는 구조가 최근 파산한 FTX와 똑같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FTX는 자체 발행한 FTT를 자회사인 알라메다리서치에 싼값에 팔았고, 알라메다리서치는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다시 FTT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가치를 부풀리면서 사업을 확장했다.
DAXA의 이번 결정에 위메이드는 “법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진우/이상은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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