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한국의 교육 시스템과 환경을 처음으로 안 것은 5년 전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대부분 고등학교가 회색이나 갈색을 띠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겨울 추위에 학생들은 교실에서 겨울 재킷을 입고 앉아 있었고, 많은 학생이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학교별로 교복도 달랐다. 학생들이 군인 스타일(듣기로는 ‘스포츠 머리’라고 했다) 머리 형태를 하고 있던 학교도 기억이 난다. 아우스빌둥의 홍보 대상 그룹은 만 15~16세다. 그중 99.9%가 남학생이다.
지금 고등학교를 가면, 외적인 변화를 먼저 느낄 수 있다. 학생들의 헤어스타일이 자유롭다. 교복을 본인 스타일로 셔츠를 빼 입는다거나 단추를 다 채우지 않는다. 슬리퍼는 스니커즈로 바뀌었다. 설명회 중에 휴대폰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학생도 훨씬 더 많아졌다.
학생들의 행동과 마음가짐에서도 과거 설명회를 다녔을 때와 많이 달라졌다. 학생들 모두 기나긴 재택수업을 해야 했고, 대부분 교사는 재택수업이 학생들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지역적으로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학생들이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 비수도권 학생들은 재정 지원이나 근무 환경 등을 매우 자세하게 물었다. 설명회에서 다루지 않은 세세한 내용까지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졌다. 물론 설명회 동안 꿈나라를 헤매는 학생들도 여럿 있었다. 나 역시 수업시간에 졸아봤던 사람으로 이들을 이해하는 것은 당연지사!
아우스빌둥 설명회에는 독일 자동차 브랜드 담당자들과 대부분 동행한다. 브랜드 담당자들이 이야기를 시작하면 학생들의 눈빛이 달라진다. 많은 학생이 독일 브랜드 고급 자동차의 열렬한 팬이고, 이 브랜드와 함께 일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마치 꿈이 실현되는 것과 같다. 가끔 볼보를 독일 자동차 브랜드로 잘못 알고 있는 학생도 있는데, 독일인으로서 좀 의아한 부분이긴 하다.
오랫동안 학교설명회를 다니면서 느낀 것은 국내 직업계고 학생들은 개방적이고, 호기심이 많고, 경쟁력 있으며, 잠재력이 큰 학생이었다. 대한민국 직업계고 학생 모두는 자신이 원하는 직업 선택의 공정한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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