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호선, 수인분당선 환승역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일대 아파트값이 속절없이 빠지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C 노선 신설 등 대형 개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인 집값 하락세가 심해지면서 이전 최고가 대비 40% 가까이 급락한 거래도 등장했다. 이 일대 집값 하방 압력이 거세지면서 내년에 총 9000여 가구 공급이 예정된 인근 이문·휘경 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 분양에도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량리역에서 한두 정거장 떨어진 이문·휘경 뉴타운에선 내년에 3개 구역에서 총 9196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휘경 3구역(휘경자이디센시아)이 내년 초 가장 먼저 일반분양에 나선다. 전체 1806가구 중 조합원 물량을 뺀 710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휘경동 B공인 관계자는 “일반분양가는 인근 중랑구 중화동 ‘리버센SK뷰롯데캐슬’과 비슷한 9억원대 중후반(전용 84㎡ 기준)에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가격에 유상 옵션 비용 등을 더하면 지난달 래미안크레시티 전용 84㎡ 실거래가에 육박한다.
업계에선 청량리역 일대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문 1, 3구역의 분양 성적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3일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 리버센SK뷰롯데캐슬의 분양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것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리버센SK뷰롯데캐슬의 특별공급 평균 경쟁률은 10.6 대 1로, 지난 4월 청약을 받은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의 특별공급 경쟁률(36 대 1)보다 낮았다. 한화포레나미아는 미계약 물량이 대거 발생해 다섯 차례나 무순위 청약을 받았지만 입주자를 다 채우지 못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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