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올해 노무사 2차 시험 합격자는 549명이다. 지난해(322명) 대비 70.5% 늘어난 수치다. 노무사는 노동법·노사관계 분야에 대한 자문이나 노동위원회 사건을 대리하는 노무 관련 전문 자격사다. 1차 객관식, 2차 주관식, 3차 면접시험을 통과하면 최종 합격이지만 3차에서 탈락하는 일은 드물다. 2017~2020년에는 탈락자가 한 명도 없었고, 지난해엔 두 명이 탈락했다.
노무사 시험은 2018년 최소 합격 인원이 250명에서 300명으로 변경됐다. 이후 2018년 300명, 2019년 303명, 2020년 343명, 2021년 320명이 합격했다. 줄곧 300명대 초반 수준이었던 합격자 수가 올해 갑자기 500명대로 급증한 것이다. 2차 시험은 전 과목 평균 60점만 넘으면 합격하는 ‘절대평가’라 원칙적으로는 선발 인원에 제한이 없다. 하지만 지금껏 변환표준점수 등을 통해 일정 수준의 합격자 수를 유지해 왔다.
시험 출제 등을 주관하는 산업인력공단은 “노무사 시험이 최근 인기를 끌면서 수험생이 급증한 데 따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1차 시험도 절대평가로 치르는 데다 합격률이 50%를 웃돌아 최근 1차 시험 지원자와 합격자 모두 급증했다. 이에 따라 2차 시험 응시자는 지난해 3000명대에서 올해 5000명대로 늘었다. 이런 설명대로라면 노무사 시험 응시자가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앞으로도 500명 이상을 뽑게 된다는 의미다.
노무사업계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소민안 한국공인노무사회 부회장은 “신입 노무사 실무 수습처 확보가 걱정”이라고 했다. 노무사는 6개월 수습을 마쳐야 업무를 개시할 수 있는데, 영세한 노무법인들이 수습 교육에 여력이 없어 기존에도 노무사회가 수습 인력 배정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것이다. 소 부회장은 “노무사시험에는 관계기관 간 협의를 통해 최종 합격자 수를 결정하는 과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영세한 노무사업계의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합격자 발표 이후 공단에는 “시험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게 아니냐”고 항의하는 노무사들의 전화가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수험가를 중심으로 합격자 수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인사노무시장이 커지고 전문가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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