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가스값 상한제 합의 또 실패

입력 2022-11-25 18:37   수정 2022-11-26 00:53

유럽연합(EU)이 가스 가격 상한제 도입에 합의하지 못했다. 대신 내년에 가스를 공동 구매한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EU의 27개 회원국은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에너지이사회 특별회의를 열고 에너지난 대응책을 논의했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내년부터 1년 동안 가스 가격 지표 역할을 하는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 상한제 발동 기준을 메가와트시(㎿h)당 275유로(약 38만원)로 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네덜란드 TTF 선물 종가가 122.35유로였음을 감안하면 상한제 발동 요건을 상당히 까다롭게 잡은 것이다. 상한제 도입 시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이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는 독일, 네덜란드 등 도입 반대 국가들의 입장을 상당 부분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대해 스페인, 폴란드, 벨기에, 루마니아, 그리스 등 가격 상한제 도입을 강력히 주장해온 회원국들은 상한선이 지나치게 높아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반대했다. EU 회원국들은 다음달 13일 회의를 열고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EU 회원국들은 내년 가스 저장고를 채우는 데 필요한 가스의 15%(135억㎥)를 공동 구매한다는 데에는 합의했다. 각 회원국이 필요한 가스양을 제출하면 EU 집행위가 한꺼번에 구매하는 방식이다. 회원국들이 가스를 더 확보하기 위해 출혈경쟁을 벌이는 상황을 막고 공동 구매를 통해 협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단 러시아산 가스는 제외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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