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이은 차세대 정보통신(ICT) 시장으로 주목받는 메타버스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 등 미국의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을 누르고 관련 특허 순위에서 1~2위를 휩쓸었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시장 조사회사 사이버소켄이 2016년 이후 미국과 일본, 유럽 시장에 출원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관련 특허를 집계한 결과 LG전자와 삼성전자가 1~2위에 올랐다.
2010~2015년 11위였던 LG전자는 이번 조사에서 단숨에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 조사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지난 조사에서 10위였던 메타(옛 페이스북)가 3위, 순위권 밖이었던 중국 화웨이가 4위로 뛰어올랐다.
2010~2015년 순위에서 1위와 3위였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그룹은 5위와 6위로 밀렸다. 소니그룹은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일본 기업이었다. 퀄컴, 매직리프, 인텔, 애플 등 미국 기업들이 7~10위를 차지했다.
LG와 삼성 등 한국 기업들은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분야에서 강점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VR 단말기 같은 완성품이 아니라 핵심 디바이스 분야에서 급속히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전반적인 메타버스 시장은 미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압도적이었다. 10위권 이내에 미국 기업이 6곳이었다. 상위 20개 기업이 보유한 특허수 총 7760건 가운데 미국 기업들이 57%를 보유했다. 한국의 특허수 비중은 19%로 2위였다. 중국(12%)과 일본(8%)이 뒤를 이었다.
미국 기업들은 VR헤드셋(메타), AR안경(마이크로소프트), 반도체(퀄컴·인텔), 헤드셋 단말기(매직리프), 안테나와 마이크(애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점을 나타냈다. 화웨이는 360도 화상처리 기술, 소니는 게임기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메타버스는 온라인 상의 3차원 가상 공간이다. 자신의 분신(아바타)를 조작해 다른 사람과 교류하거나 이벤트에 참가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도 이용할 수 있지만 현실감을 높이려면 3차원 영상을 볼 수 있는 고글 형태의 전용 단말기가 필요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메타버스 단말기는 스마트폰의 뒤를 이은 차세대 전자통신 기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메타가 신기종을 발매하는 등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메타버스 단말기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조사회사 IDC는 2026년 단말기를 포함한 VR과 AR 관련 시장 규모가 747억달러(약 100조원)로 2021년에 비해 5배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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