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차단 조치는 2020년 우한 발병 이후 2년가량 꽤 효과를 봤다. 중국은 자체 개발한 백신(시노백)과 방역정책으로 미국 등 자유 진영에 비해 확진자 및 사망자 수가 훨씬 적다는 점을 체제 우월성의 홍보 수단으로 삼았다. 하지만 지난 3월 말 중국 내 하루 확진자 수가 수천 명대로 폭증하고 그중 절반이 상하이에서 나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인구 2600만 명인 경제 수도에 대한 전면 봉쇄는 엄청난 사회경제적 피해를 낳았다. 지난달 말 베이징·상하이·신장 등 중국 전역에서 다시 확진자가 늘고 봉쇄지역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생활 불편, 경제 침체에 따른 중국인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상하이, 광저우, 베이징 등 중국 도처에서 성난 주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칭링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손에는 아무런 구호도 적지 않은 백지(A4 용지)를 들었다. 검열에 저항한다는 의미다. 이들은 “봉쇄 대신 자유를 원한다” “문화혁명 2.0을 끝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진핑 퇴진, 구금자 석방도 요구했다. SNS에선 ‘#백지혁명’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당장 칭링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태세다. 시노백의 유효성이 51%에 불과한 데다 누적 확진자 수가 적어 자연면역도 기대하기 어렵다. 폭증하는 감염자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의료 인프라도 취약하다. 그런데도 화이자, 모더나 등 효과가 뛰어난 외국 백신은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방역을 주민 통제 수단으로 삼는다는 의심도 있다. 과학보다는 국가주의를 앞세운 중국이 언제쯤 교조적인 칭링정책을 포기할까.
서화동 논설위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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