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이미 크게 상승했음에도 BGF리테일 등 편의점주는 유통 업종 중 유망한 투자 대상으로 꼽힌다. 내년 소비 시장이 위축되면서 불황형 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올 3분기 말 기준 국내 가계 신용잔액은 1870조6138억원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회사의 대출금리 상단은 연 7~8%에 육박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5월 이후 5~6%대에 머물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영향으로 가계가 실질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돈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경기 불황에 대한 우려가 나옴에도 편의점산업은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유동인구가 회복된 데다 물가 상승으로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올 상반기 편의점 4개사(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의 월평균 도시락 매출 증가율은 28.1%에 달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시락 등 외식물가 상승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즉석식품은 편의점만의 차별화된 카테고리”라며 “즉석식품이 고성장했던 2015~2017년 편의점 업체 주가수익비율(PER)은 25~28배에 달했다”고 말했다.
높아진 배달비도 편의점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배달 대행업체들이 일제히 배달료 인상에 나서면서 배달 주문이 감소하고 있다”며 “음식 소비를 편의점이 대신 흡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의 내년 기준 PER은 각각 13.3배, 11.2배 수준으로 2019년(각각 19.3배, 15.8배)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업종 평균(33%) 대비 럭셔리 제품 매출 비중이 높은 신세계(44%)가 백화점 3사 가운데서도 유망주로 꼽힌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리오프닝이 현실화한다면 주가 모멘텀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형마트와 홈쇼핑 주가는 내년에도 지지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린아 연구원은 “백화점처럼 매장 면적이 넓지 않은 대형마트는 구조적으로 집객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홈쇼핑은 내년 기저효과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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