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차가운 강물에 머리를 씻는다
물고기들이 머리칼 속에서 숨바꼭질을 한다
그것들이 별을 삼키고 이제 영원히 어둠.
시집 <사랑과 교육>(민음사) 中
어느덧 겨울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부쩍 추워졌습니다. 맨발을 담그고 있기 힘들 정도로, 강물 또한 차가워졌겠지요. 그런 차가운 강물에 머리를 씻는 상상을 해봅니다. 알고 있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거나 불현듯 떠오른 아이디어가 갈무리되지 않을 때,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는 일. 붙잡고 있던 것들을 단숨에, 영영 지우는 일이 떠오릅니다. 약간의 슬픔과 기분 좋은 해방감이 있습니다.
김건홍 시인 (2020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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