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는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곽 전 의원 뇌물수수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남 변호사는 지난 14일 다른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도중 곽 전 의원과 김씨가 ‘돈 얘기’로 술자리에서 다툼이 있었다며 이런 내용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법정에서 검찰이 자세한 상황을 묻자 “당시 돈 얘기가 나왔고, 김씨가 ‘회사에 돈이 없다’고 했다”며 “그러자 곽 전 의원이 약간 웃으며 ‘회사에서 꺼내면 되지, 징역 가면 되지’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김씨가 엄청 화를 내서 정영학 회계사와 내가 눈치 보다가 밖에서 기다리다가 집에 갔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곽 전 의원이 김씨 등 ‘대장동 일당’에게 직접적으로 뇌물을 요구한 정황이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자인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아들을 화천대유에 취업시켜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곽 전 의원은 아들이 받은 돈은 자신과 관련이 없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남 변호사의 증언에 대해서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곽 전 의원은 “저는 이분들(대장동 일당)과 2016년 말 이후 만난 적이 없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내내 수사를 받아왔는데, 사석에서 누구한테 돈을 달라는 게 말이 되냐”고 반박했다. 김씨도 이를 부인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남 변호사의 증인신문 절차를 두고 곽 전 의원과 김씨 측이 “형사소송법에 맞지 않은 절차”라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곽 전 의원은 재판부에 이의를 제기하며 “새삼스레 다른 데서 조사하면서 나온 걸 제출한다는데, 형사소송법으로 (절차가) 안 되는 걸 재판장이 증거로 채택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나에게만 왜 이렇게 가혹하게 재판을 진행하냐”며 연성을 높이기도 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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