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은 30일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B조 3차전을 치른다. 이란이 1승 1패(승점 3)로 조 2위, 미국이 2무(승점 2)로 3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같은 시간 열리는 잉글랜드(1승 1무)와 웨일스(1무 1패)의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팀이 정해진다. 미국과 이란 모두 이 경기에서 이기면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고, 패하면 탈락한다.
월드컵 개막 전부터 이란은 안팎에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 등의 이유로 “이란을 이번 월드컵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이란 내에서는 지난 9월 마흐사 아미니라는 여대생이 히잡 미착용을 이유로 체포됐다가 사망한 사건 때문에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대표팀이 공식 SNS 계정에 이슬람 공화국 엠블럼을 삭제한 이란 국기를 올리면서 양국 긴장 관계가 더욱 팽팽해졌다. 미국 대표팀은 논란이 거세지자 다시 원래 국기 모양으로 돌려놓았다. 미국 수비수 워커 지머먼은 “SNS 게시물 사건에 대해선 모르지만 여성 인권은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란 축구협회는 “즉시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며 경기 전부터 양국 신경전이 거세다. 미국과 이란의 상대 전적은 1승 1무로 이란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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