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사는 28일 입장문을 내고 "시장 모니터링 과정에서 정상적인 시장 상황이 아닌 위기 상황에 해당하는 경우 이를 공동 대응 사안으로 판단하고 논의를 개시한다"며 "위믹스와 관련해서도 공동 대응 사안으로 판단,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뒤 2차례에 걸친 소명기간 연장을 통해 약 29일 동안 총 16차례의 소명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진행된 소명 절차에서 위믹스 측은 충분한 소명을 하지 못했고 무엇보다도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닥사는 "닥사 차원의 절차를 거쳐 해당 가상자산을 거래지원하고 있는 회원사 모두가 각 사의 기준에 따라 거래지원 종료라는 동일한 결론에 도달했다"며 "거래지원을 종료하는 것이 시장 신뢰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타당하다는 일치된 결론에 따라 이번 결정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앞서 닥사는 24일 밤부터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등 회원사 거래소를 통해 위믹스에 대한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사실을 공지했다. 지난달 27일 허위 공시를 이유로 위믹스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상장폐지의 결정적인 이유는 유통량 허위 공시다. 위메이드는 업비트에 제출한 계획(2억4596만6797개)보다 29% 이상 많은 위믹스를 유통한 것으로 밝혀졌다. 거래소들은 이밖에도 위메이드가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고, 소명 기간에 제출한 자료에도 각종 오류가 발견돼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위메이드는 즉시 반발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상장폐지 결정 다음 날인 25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업비트의 슈퍼 갑질"이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반발했다. 위믹스의 유통계획을 제출한 곳은 업비트밖에 없는데 이 내용을 문제 삼아 상장폐지 결정이 이뤄진 것은 불공정하다는 주장이었다.
위메이드는 닥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닥사의 모든 회원사가 의견을 모으지 못했음에도 시장을 거의 100% 점유하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대 거래소가 담합해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는 게 위메이드 측의 주장이다.
이에 닥사는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는) 회원사 각 사의 기준에 따른 결론"이라며 "특정 거래소가 입장을 강요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날 입장문에서도 닥사는 "회원사의 일치된 결론"이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위메이드가 법적 공방을 예고하면서 금융감독원도 암호화폐 상장폐지 기준 관련 개선점 검토에 들어갔다. 다만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는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 장치나 불공정 거래 여부 등을 관리 감독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기 때문에 적극적인 조치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규제 공백 속에 금융당국은 닥사에 암호화폐 상장 관련 결정권을 사실상 일임하고 있는 상태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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