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종목별 실적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 중 하나는 ‘어닝 서프라이즈율’이다. 실적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얼마나 상·하회하는지에 따라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이유다. 하지만 컨센서스 자체가 없는 중소형주도 많다. 증권사들의 종목 분석이 대형주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컨센서스가 없는 중소형주 가운데 저평가 종목을 발굴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컨센서스가 없는 종목이 호실적을 발표할 경우 주가는 재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대표적 예가 강관 제조업체 휴스틸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하던 휴스틸은 올 2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한 직후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후 한 달 만에 주가가 두 배 넘게 뛰었다.
실제 가치투자 운용사에선 실적 시즌이 끝난 뒤 증권사 추정치가 없는 종목을 따로 분석할 때가 많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과거 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트레일링 지표를 주로 활용한다”며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100개 기업을 꼽은 뒤 세부적인 분석을 통해 종목을 발굴한다”고 말했다.
그 결과 심텍홀딩스, 호전실업, 태평양물산, 무림페이퍼, 우신시스템, 화승코퍼레이션, DN오토모티브, 제이스텍 등 저평가 가치주가 다수 포함됐다. 정보기술(IT) 부품업체 심텍홀딩스는 지난 3분기에 8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 회사 시가총액은 지난달 28일 기준 1663억원에 불과하다. 연환산 PER을 계산하면 0.5배다.
의류업체 태평양물산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37.7% 급증한 424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14일 실적을 발표한 뒤 상한가를 기록했다. 무림페이퍼, 우신시스템, 화승코퍼레이션 등도 연환산 PER이 1~2배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매수해선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일회성 이익이 포함됐거나 기업 지배구조가 불투명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의장은 “사업보고서를 반드시 읽고 해당 기업과 산업의 사이클을 살펴봐야 한다”며 “저평가 가치주는 통상 재평가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장기 및 분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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