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평판을 가꾸기 위한 비용 지불이란 설명도 가능하다. 그러나 보상심리가 수반한다면 일반적으로 진정한 이타 행위로 보기 어렵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마태복음 말씀이나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란 금강경의 가르침처럼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나아가 남을 돕는다는 지각 없이 자연스레 행하는 이타 행위가 숭고히 받아들여진다. 시민을 구하려 불길에 뛰어든 소방관의 이야기나 얼굴 없는 천사의 거액 기부 소식이 우리 마음에 훈훈한 온기와 존경심을 일으키는 까닭이다. 이타 행동을 유도하는 뇌 작용은 무엇일까? 이는 최근에 동물 행동 실험으로 밝혀졌다.
이때 시험 마우스가 받는 보상은 무엇일까? 옆 칸에 마우스 대신 물건을 넣어 두었을 때에는 이타적 선택이 증가하지 않았다. 상대 마우스가 배부른 상태에서 실험을 하면 시험 마우스의 이타 행동이 현격히 감소했다. 만일 구멍-2를 선택해도 더 이상 자신에게는 먹이가 오지 않고 상대에게만 가도록 바꾸면 어떻게 될까? 놀랍게도 이타적인 마우스는 자신에게 먹이가 오지 않는데도 배고픈 상대에게 먹이를 전해주기 위해 계속 구멍-2를 선택했다. 이는 이타적 행동이라 부를 수밖에 없으리라. 이 경우 마우스에게 주어지는 이익은 사회적 보상 외에는 없어 보인다.
사회적 보상은 인간의 주요 행동 동력으로서, 어린아이가 정상적 사회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 가정의 화목,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의 끈끈한 우정, 존경하는 이로부터의 인정 등 사회적 보상은 어려운 세상을 헤쳐나가는 힘이 된다. 이 보상을 최대화하기 위한 행동을 선택하는 강화 학습을 거쳐 성숙한 인격이 형성된다. 그냥 타고난 것이 아니다. 이와 반대편 극단에 사회적 스트레스가 있다. 학교폭력, 사이버 불링 등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은 노소를 불문하고 가장 심각한 스트레스로서 극단적 결과를 부르기도 한다. 사회적 보상을 받는다는 이유로 진정한 의미의 이타적 행위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사회적 보상이 이타적 행위의 원동력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신희섭 IBS 명예연구위원·㈜에스엘바이젠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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