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협의회(한공노협)가 30일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2월에 청구한 '예산운용 지침의 헌법소원 심판'에 대한 공개 변론을 촉구했다. 헌재가 지침이 위헌인지 판단하기에 앞서 공론화와 토론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공노협은 한국노총 산하 공공노련, 금융노조, 공공연맹으로 구성된 협의회다.
한공노협은 지난 2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예산운용지침'을 대상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에 보장된 단체교섭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다.
현재 기재부는 350여개 공공기관에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확정한 예산운용지침을 편성해 내려보내고 있다. 한공노협은 이런 기재부가 예산운용지침을 지키지 않는 공공기관들에 경영평가를 통해 불이익을 주면서 헌법이 보장하는 단체교섭권을 무력화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공부문 산별 연맹 위원장들은 기자회견서 "2007년 공공기관운영법 제정 이후, 각종 지침과 경영평가제도는 정부가 사실상 공공기관의 경영을 지배하고 단체협약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지난해 2월 ILO 핵심협약 제98호 비준에 국회가 동의하면서, 올해 4월부터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원칙 적용에 관한 국제 노동규범이 국내에도 동등하게 적용된다"며 "예산운용지침이 국제노동규범에 어긋나는지, 노동기본권 침해여부를 법률적으로 판단하기에 앞서 충분한 공론화와 토론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헌법소원은 공권력에 의해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된 경우에 헌법재판소에 제소해 침해된 기본권의 구제를 청구하는 제도다. 자연인은 물론 법인도 청구할 수 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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