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으로 생활방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가 됐다. 살균소독제는 가정은 물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필수품이 됐다. 하지만 살균소독제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따져보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살균소독제는 환경부가 고시한 에탄올, 아이소프로판올, 벤잘코늄염화물, 과산화수소, 클로록시레놀, 차아염소산나트륨 등 6가지 성분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들 성분의 상당수는 눈과 피부를 자극하고, 악취가 나거나 호흡기 독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신체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소독제를 짧은 시간에 사용하고 밀폐 공간에서는 사용한 뒤 환기를 시켜야 한다. 분사형 살균소독제의 경우 입자를 반복적으로 흡입하면 폐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 살균소독제에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세부적인 과학적 검증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충남 아산의 환경친화적 다용도 살균소취제 제조기업인 디와이씨(대표 박준호·사진)는 이산화염소를 사용해 인체에 무해한 살균소독제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이산화염소는 수영장, 양식장, 축사, 도축장, 골프장 저수지, 상하수도 전처리 과정 등에서 악취제거 및 살균·소독용으로 사용한다. 이산화염소는 냄새를 유발하는 물질을 덮는 탈취와 달리 악취 분자를 분해해 냄새의 근본 원인을 제거한다. 악취 원인균만 골라 제거하는 ‘선택적 살균’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산화염소는 상온의 수용액 상태에서 반나절 동안 햇빛을 받으면 물로 자연 환원되는 성질을 지닌다.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가장 안전한 A-1 등급을 받은 살균소독 및 소취제지만 자연 분해로 유통에 한계가 있다. 사용자들은 주로 액체 상태의 아염소산나트륨과 유기산·무기산을 섞어 현장에서 이산화염소를 제조해 사용한다.
이 회사가 개발한 살균소취제는 이산화염소 수용액에 농도보존제를 넣어 실온에서 장기간 보관해도 순도가 떨어지지 않고 소독 및 살균력을 유지할 수 있다. 공주대약물남용연구소가 이 회사의 농도보존제를 넣은 이산화염소를 1년 이상 보관한 결과 순도 100%를 유지했다. 이산화염소의 적정 온도와 습도, 농도보존제 원료를 배합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이 회사는 보건소와 농업기술센터, 병원 등 공공기관과 의료기관에 코로나19 방역 제품을 공급한다. 지난해부터 중국, 미국, 뉴질랜드 등 해외수출도 시작했다. 내년에는 겔 타입의 손소독제와 물티슈, 파우더와 알약 형태의 소독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박준호 대표는 “살균소독제 원료들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아 불안해하는 소비자가 많다”며 “환경친화적 다용도 살균소취제는 개인 소독 외에도 양식, 식품, 의료, 생활, 동물, 수처리,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산=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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