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3월초 전대 가닥…당권주자 교통정리용 개각설

입력 2022-12-01 18:07   수정 2022-12-02 01:35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시기는 내년 3월 초에 무게가 실린다. 누가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마음)’과 중도층 표심을 잡을 후보인지가 관건이다. 당 안팎에선 내년 초 개각을 통해 일부 장관을 차출하는 방식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예산 처리 후 전준위 출범
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선 내년 3월 초 전당대회 개최론이 힘을 얻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임기(내년 3월 12일) 전에 새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말 친윤계 핵심 4인방(권성동·윤한홍·이철규·장제원), 당 지도부와 잇따라 만찬을 한 이후 이 같은 기류가 강해졌다. 당 고위 관계자는 “적어도 3월 안에 전대를 치러야 한다는 당내 의견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지도부도 전대 준비에 시동을 걸었다. 비대위는 1일 김석기 사무총장으로부터 전대 절차와 규정 등을 보고받았다.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지난달 30일 “예산 국회가 끝나면 전대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를 띄울 전망이다. 전준위 구성 이후 대표 선출까지는 통상 2개월이 걸린다. 한 초선 의원은 “전준위가 이달 ‘선거 룰’ 등을 확정하고 1월 TV토론을 하면 3월 전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김기현을 꼽지만….
전대 시기가 구체화되면서 정치권은 윤심을 주목하고 있다. 차기 당대표는 당을 추스르고 국정을 뒷받침해야 하는 만큼 대통령실과 긴밀하게 소통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당내에선 김기현 안철수 윤상현 조경태 의원이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이 밖에 권성동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이 잠재 주자로 분류된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을 선언한 김 의원은 전국을 돌며 당심을 다져왔다. 최근에는 장제원 의원과의 연대설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김 의원의 낮은 대중 인지도는 약점이다. 영남 출신인 만큼 총선에서 수도권과 중도층 표심을 끌어안기 어려울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김 의원이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MBC 등을 향해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 중도층 표심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확실한 당권주자가 없는 탓에 ‘장관 차출설’도 힘을 얻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초 국정 쇄신 차원에서 부분 개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이때 국무위원 일부를 당대표 선거에 차출할 것이란 얘기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친윤계이면서 수도권 확장성을 갖췄다는 게 공통점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친윤계 당권 후보가 난립할 경우 교통정리 차원에서 일부 당권주자에겐 총리를 제안할 수도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유승민’의 부상
이런 논의의 배경에는 ‘유승민 불가론’이 깔려 있다. 차기 당대표 선호도 1위에 오른 유승민 전 의원이 대표가 되는 일만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당내 일부 조사에선 현재 경선 룰 대로는 누가 경선에 나오든 유 전 의원을 이길 수 없다는 결과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7 대 3’인 당원투표·여론조사 비율을 ‘9 대 1’로 바꿔 이변의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다만 최근 윤 대통령 지지율이 소폭 반등하면서 친윤계도 자신감을 얻는 분위기다. 전대에서 윤 대통령 의지에 따라 친윤계 당권주자가 한 명으로 정리된다면 유 전 의원과 맞붙어도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양길성/노경목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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