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이 2일 오전 헤밀톤호텔 이모(75) 대표이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이 대표는 해밀톤호텔 본관 주변에 불법 구조물을 세우고 도로를 허가 없이 점용한 혐의(건축법·도로법 위반)로 지난달 초 입건됐다.
해당 구조물은 10년 전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를 가리는 철제 가벽으로, 참사가 발생한 골목길과 맞닿은 해밀톤 호텔 본관 서쪽에 있다.
이 때문에 골목길 폭이 더 좁아져 밀집도가 높아졌고, 이런 공간적 요인이 사고 원인 중 하나라는 의혹을 받았다.
해밀톤 호텔은 불법 구조물을 철거하라는 용산구청의 통보를 무시하고 2014년 이후 5억 원이 넘는 이행강제금만 내며 철거를 미뤘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특수본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에 "(참사로) 희생된 분들을 마음속 깊이 애도하고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구청과 호텔의 유착 의혹을 묻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특수본은 지난달 2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참사 당시 현장을 재구성한 3D 시뮬레이션 결과를 넘겨받았다.
이를 토대로 불법 구조물과 참사의 인과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불법 구조물을 오랜 기간 유지하면서 용산구청 등 행정기관 공무원과 유착했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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