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약하게 태어난 공수처…인력 늘리고 임기제한 풀어야"

입력 2022-12-02 14:30   수정 2022-12-02 14:55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고도로 지능화된 고위공직자 범죄를 수사하기엔 너무 약하게 태어났습니다.”

조재현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일 서울 서초구 스포타임에서 열린 ‘공수처 발전 방안 논의를 위한 공동학술대회’에서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으로 이뤄진 ‘미니 공수처’로 시작하면서 권한마저 축소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앞으로 공수처법을 개정할 경우 (조직) 규모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공수처는 검사 22명, 수사관 32명, 행정인력 20명 등 총 74명으로 구성돼 있다. 조직 덩치를 키우려고 해도 법에서 규정한 정원 제한으로 인해 지금보다 11명까지만 인원을 늘릴 수 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 정원은 △검사 25명 이내 △수사관 40명 이내 △직원 20명 이내로 정해져 있다. 공수처는 지난달 “공수처 운영을 위한 적정인원은 총 170명”이란 한국정책능력진흥원의 조사 결과를 공개해 증원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최정학 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도 이날 “공수처가 독자적인 수사능력을 갖추려면 지금보다 인원이 2~3배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수처 검사의 임기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공수처 검사의 임기는 3년이며, 두 번 연임할 수 있다. 최대 9년까지만 근무할 수 있는 것이다. 공수처장의 경우엔 중임 없이 3년 동안만 재직할 수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는 위원장 임기가 공수처장과 똑같지만 한 번 연임이 가능하다. 윤동호 국민대 법학과 교수는 “검사 신분 보장이 불안하다는 것이 공수처의 조직 역량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수사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공수처가 일반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해서도 기소와 공소 유지 권한을 가져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수처는 검사·판사·고위 경찰 등 수사·사법 분야 고위공직자의 범죄에 대해선 수사와 공소 모두 할 수 있지만, 일반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해선 수사권과 우선적 관할권만 가지고 있다.

이윤제 명지대 법학과 교수는 “공수처가 검찰과의 협력 없이는 일반 고위공직자 범죄를 처벌할 수 없는 셈”이라며 “공수처를 설립 취지에 맞게 정상화하려면 공수처 검사가 일반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해서도 공소권을 갖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도 “공수처가 기소권이 없는 사건을 다룰 때 검찰이 계속 공수처와 반대되는 결론을 내리면 공수처의 수사권이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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