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규제 지역 해제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매수세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경매시장에 나온 인천과 경기도 일대 아파트는 최저입찰가가 감정가의 절반 이하로 떨어질 정도로 유찰이 속출하고 있다.
2일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인천 부평구 부평동 ‘부평동안’ 전용면적 123㎡는 감정가(11억원)의 반값 수준인 5억1700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은 세 차례나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3억7700여만원까지 떨어진 후에야 응찰자 10명이 입찰에 참여했다.
지난달부터 인천 모든 지역은 규제 지역에서 풀렸지만 얼어붙은 매수세는 그대로다. 정부는 지난달 10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인천 중·동·미추홀·연수·남동·부평·계양·서구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했다. 부평동 ‘송림주택’ 전용 40㎡는 이달 네 번째 매각기일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까지 세 차례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감정가(1억3200만원)의 절반에 못 미치는 4500여만원까지 내려앉았다.
인천 내 인기 주거지인 연구수 송도동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도 지난 1일 감정가(9억2000만원)의 67% 수준인 6억2000여만원에 손바뀜했다. 두 차례 유찰로 최저입찰가(4억5000만원)가 감정가의 반값 이하로 매겨지자 입찰에 34명이 몰렸다.
과천, 성남(분당·수정구), 하남, 광명을 제외한 전역이 비규제 지역인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안양 동안구 호계동 ‘경남’ 전용 85㎡는 지난달 29일 감정가(10억6000만원)의 68%인 7억2000여만원에 매각됐다. 세 차례 유찰된 뒤 최저입찰가가 반값 수준인 5억4000여만원으로 떨어지자 52명이 입찰했다.
수도권 규제 해제 효과가 없다 보니 부동산 심리에 민감한 경매시장에도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경매 참여 시에는 아무리 싸더라도 투자가 아니라 실수요자 입장에서 안정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