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국민의힘이 반대했지만 과방위 의원 다수를 차지하는 민주당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박완주 의원의 찬성으로 법안은 상임위를 통과했다. 여당 의원들은 민주당 소속 정청래 과방위원장이 법안 처리를 강행하자 항의하며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방송법 개정안은 현재 9~11명인 공영방송 이사회를 21인 규모의 운영위원회로 개편하고, KBS MBC 등 공영방송 사장 선임 때 전체 운영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운영위원 추천을 국회와 방송단체 등이 맡는 것을 두고 국민의힘에선 “민주노총 언론노조가 사실상 운영위를 장악하게 될 것”이라며 법 개정을 반대해왔다.
여당 의원들은 법안이 통과되자 “입법 독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여당 시절 손 놓았던 방송법에 대해 야당이 되자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토교통위원회에서도 법안소위를 단독으로 열고 안전운임제 일몰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여당 의원들이 빠진 회의에는 안전운임제 영구화와 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파업 중인 화물연대 측도 참석했다. 정부·여당은 일몰제 3년 연장에는 동의하지만 품목 확대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야당의 단독 개의에 국민의힘 소속 국토위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이 의사 일정 합의도 되지 않은 소위를 단독으로 개의해 법안을 논의했다”며 “의회 폭거”라고 반발했다. 여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민주당이 민주노총의 하청 집단이냐”고 항의한 뒤 회의장을 나갔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민주당이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 상정을 강행해 여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기도 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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