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일 조세소위원회를 열어 세제 관련 법안을 심의했다. 하지만 종부세와 금투세 등 쟁점이 되고 있는 예산부수법안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기재위 관계자는 “일단 비쟁점 법안을 위주로 소위에 상정된 모든 법안의 일회독을 마쳤다”며 “쟁점 법안에 대해서는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세소위는 더불어민주당이 ‘사회적 경제 3법’을 논의 전제조건으로 내걸면서 지난달 24일 이후 6일간 공전하다가 30일부터 다시 열렸다. 여야는 이달 1~2일 비쟁점 법안을 먼저 처리하고, 쟁점 법안은 오는 6일 회의에서 일괄 타결을 시도할 방침이다.
하지만 쟁점 법안을 둘러싼 여야 입장차가 워낙 커 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종부세법의 경우 정부와 국민의힘은 1주택자 과세 기준을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다주택자는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높이는 안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공시가격을 종부세에 반영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에서 80%로 상향하지 않으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금투세(소득세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정부·여당은 과세 준비 부족과 시장 상황 등을 이유로 ‘2년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증권거래세 인하와 대주주 양도세 기준 유지 없이는 정부안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고 가업상속공제 대상 기업을 매출 기준 1조원까지 확대하는 정부안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부자감세’라며 반대하고 있다.
양당이 이들 예산부수법안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8일로 예정된 본회의에 정부안이 자동으로 넘어가 표결에 부쳐진다. 국회 과반 의석(169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반대하면 이들 법안은 부결로 자동 폐기될 수도 있다.
다만 민주당이 ‘입법 독주’라는 비판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종부세와 금투세 등은 당내에서도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상당한 만큼 막판에 극적 합의를 이룰 가능성은 남아 있다. 국회 관계자는 “양당이 한 발짝씩 양보하면 충분히 기재위 차원의 대안을 마련해 본회의에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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