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매물로 나온 로카모빌리티, 카카오페이가 인수추진

입력 2022-12-02 16:15   수정 2022-12-02 18:20

이 기사는 12월 02일 16:1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롯데카드의 자회사인 국내 2위 교통카드업체 로카모빌리티가 매물로 나왔다. 카카오페이가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해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1위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모빌리티와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인수의지는 강력하지만 맥쿼리자산운용, 쏘카 등 다른 인수 후보도 관심을 가지고 있어 카카오페이의 인수가 최종 성사될 지는 미지수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국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는 로카모빌리티를 별도로 매각하기로 하고 오는 6일 예비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 입찰에는 카카오페이와 호주계 투자회사 맥쿼리,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롯데카드가 보유한 로카모빌리티 지분 100%다. 거래금액은 3000억원 정도로 거론된다. JP모건이 매각주관사를 맡고 있다.

로카모빌리티는 선불교통카드 및 단말기 제조사다. 경기·인천 지역의 교통카드 이비카드가 전신으로 롯데카드가 2010년 인수했다. 지난 4월 사명을 로카모빌리티로 바꿨다. 자회사인 마이비를 통해 부산 지역 정산사업권을 보유한 부산하나로카드와 광주지역 사업권을 가진 한페이시스를 보유하고 있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 외에 부산, 울산, 경남, 강원, 광주 등 전국을 아우르는 교통 인프라를 갖췄다. 국내 2위 교통카드 사업자로 시장 점유율은 약 37%다. 1위는 서울시의 한국스마트카드(티머니)로 시장점유율은 60%다.

카카오페이는 결제 사업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로카모빌리티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로카모빌리티의 주력 상품인 캐시비카드는 버스, 지하철, 택시, 기차 등 대중교통 외에도 전국 편의점에서도 결제할 수 있다.

로카모빌리티를 인수할 경우 실적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페이의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3988억원이었지만 6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로카모빌리티의 연결 기준 누적 매출은 1473억원, 순이익은 147억원이다. 단순 합산하면 매출은 5461억원으로 크게 불어나고 실적은 흑자 전환된다.

관계사인 카카오모빌리티와의 사업 시너지 역시 클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사업을 필두로 대리운전, 자전거, 렌터카 등을 비롯해 내비게이션 등 운송 관련 사업을 아우르고 있다. 버스·지하철·기차 등 다른 육상 운송 수단의 고객 데이터까지 확보할 경우 빅데이터를 통한 사업 확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다.

MBK파트너스가 올해초 카카오모빌리티 인수를 추진한 것도 로카모빌리티와의 사업 시너지를 기대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MBK는 실제 로카모빌리티를 분사시켜 카카오모빌리티와 합병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올해 초 매각이 무산되자 역으로 카카오가 MBK파트너스의 아이디어를 차용해 로카모빌리티인수에 나선 셈이다.

다만 경쟁 입찰로 진행되는 만큼 카카오페이가 맥쿼리자산운용, 쏘카 등 타 인수후보와의 가격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지는 변수다. 최근 국세청이 카카오 계열사 전역으로 특별 세무조사를 시작한 것도 인수 과정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MBK파트너스는 당초 롯데카드 통매각을 추진했으나, 고금리 영향으로 거래가 지지부진하자 로카모빌리티 분리매각으로 가닥을 잡았다. 롯데카드의 몸집을 줄여 추후 인수 후보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점도 분리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로카모빌리티를 매각하면 단기 자금 유동성 경색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카드 인수후 1조원 안팎이었던 비카드금융 자산을 올해 6월말 기준 3조4000억원까지 늘렸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도 1조6000억원까지 불었다. 현재까지 문제 자산은 없지만 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 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롯데카드는 최근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3억달러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C)를 발행하기도 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현재까지 부동산 PF 등의 비카드금융 자산 중에서 문제 자산은 없다”며 “로카모빌리티 매각은 단기 자금 시장 경색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시장 환경을 감안해서 부동산PF 등 법인영업 비즈니스를 줄이고 건설기계 할부·리스나 전세 대출 등 리테일 비즈니스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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