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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완전 전기 트레일러 트럭인 세미를 1일(현지시간) 펩시코에 인도한다. 세미 모델을 공개한지 5년 만이며 당초 공급 계획보다 3년 늦은 시점이다.
테슬라는 이날 오후 5시 네바다주 리노에 있는 세미 생산공장에서 차량 인도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테슬라가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공급하기 시작한 것은 모델Y 크로스오버를 생산하기 시작한 2020년 초 이후 2년여만이다.
테슬라는 2017년 한번 충전한 뒤 500마일을 주행할 수 있으면서 운영비용이 디젤 트레일러보다 적게 드는 전기 트레일러를 내놓겠다고 공약했다. 당시에는 세미를 2019년 출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테슬라는 펩시코에 인도할 차량의 대수와 가격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다. 펩시코도 이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세미를 새크라멘토와 모데스토에 있는 공장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디젤 세미트레일러 트럭의 가격은 약 12만달러에 이른다.
펩시코의 프리토레이 사업부는 모데스토의 디젤 화물차 15대를 테슬라의 세미로 교체했다.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는 3080만달러 규모의 정비 비용 중 절반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다임러와 볼보 등 다른 트럭 생산업체들도 전기 트레일러를 개발해왔지만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대형 트럭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장거리 운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존 디젤 트럭을 전기차로 개조한 경쟁사와 달리 테슬라는 처음부터 전기차를 기반으로 설계했다. 세미는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 20초가 걸리며 30분만 충전해도 최대 70%를 충전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운전석을 중앙에 배치해 디자인적으로 기존 차량과 차별화했다. 핸들에는 두 개의 디스플레이 화면을 배치했다. 프란츠 본 홀차우센 테슬라 수석디자이너는 "차량 앞의 모터와 변속기를 제거해 운전자를 중앙에 배치했다"며 "이를 통해 시야를 넓게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월 "2024년에 5만대의 세미 트럭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전까지는 배터리 셀 공급 제약으로 세미의 생산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테슬라는 올해 100대의 세미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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