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한 무역 분야 종합교육기관인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는 무역업계 디지털전환(DX)을 위해 전문인력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1965년 실무형 무역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설립된 무역아카데미는 무역, 외환, 해외시장 등 300여 개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연간 8000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하고 있다. 구자열 무협 회장은 작년 2월 취임 이후 꾸준히 회원사들의 DX를 강조하며, DX 관련 교육과정 신설 및 개편을 단행했다. 지난 2월 국내 83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DX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전문인력 확보 △직원들의 DX 이해도 및 활용 역량 부족 등 인적 자원 관련 항목이 꼽혔다. 무역아카데미가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실무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기업 밀착형 실습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무역아카데미는 올해 ‘R고 싶은 SQL 무작정 따라하기’ ‘데이터 분석을 통한 e커머스 마케팅’ ‘KITA 디지털 마스터’ 등의 과정을 확충했다. 이를 통해 1700여 명의 인력을 양성하면서 국내 중소기업의 디지털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개발자를 양성하는 ‘KITA 디지털 마스터 과정’을 통해 정보기술(IT) 관련 전공이 아닌 인문·사회계열 학생도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찾고 있다.
영어영문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김기도 씨는 1기 KITA 디지털 마스터 과정을 이수한 후 플랫폼 개발자로 취업했다. 김씨는 과정을 수강하면서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물류서비스기업 밸류링크유와 연계해 선적 예약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박·항구 운항 특성을 분석하는 과제를 맡았다. 밸류링크유는 디지털 마스터 과정 최종 프로젝트 발표대회까지 참여하며 교육과정 전반에 높은 관심을 보였고, 연봉 인상까지 제안하며 자사 과제에 참여한 학생 중 2명을 채용했다. 박연우 무역아카데미 사무총장은 “교육생들이 교육과정 중 기업과 연계한 실습 과정을 거치면서 이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에까지 나서고 있다”며 “이것이 실무형 인력 양성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입점 및 운영에 특화된 ‘글로벌 e커머스 마스터 과정’ 수료생들은 전자상거래 상품기획자(MD), 온라인 마케터 등으로 취업하거나 직접 창업에 나서기도 한다. 실용음악을 전공한 박고운 씨는 이 과정을 수료한 후 기능성 침구류를 판매하는 코니박스를 창업했다. 박씨는 “이 과정을 통해 아마존·쇼피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 운영, 제품 소싱 노하우·마케팅 기법·판매전략 등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역특화 청년무역전문가양성과정(GTEP)을 통해 취업과 창업을 넘어 중소기업의 수출도우미로 성장한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GTEP는 무협과 전국 20개 대학이 함께 시행하는 무역인재 인력양성 과정이다. 무역이론뿐 아니라 산학협력기업과 연계한 실습까지 15개월간 480시간의 교육을 실시하는 대표적인 실전형 무역인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박연우 사무총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디지털 중심의 무역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관련 역량을 갖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교육과정을 계속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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