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정의 심리처방] 추운 겨울철이 되면 폭식이 느는 이유

입력 2022-12-04 17:32   수정 2022-12-05 00:07

전국적으로 한파가 시작됐다. 한낮에도 체감상 영하권 추위가 이어지면서 외출과 야외활동에 제한이 생겼다. 겨울철에는 우울증과 폭식증 환자가 늘어난다고 하는데 그 원인은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우리 몸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식욕을 증가시킨다. 음식을 먹을 때 발생하는 열이 포만중추를 자극하면 식욕이 사라지는데, 추운 겨울 체온이 떨어지면 포만중추를 자극하기 위한 열이 더 필요해진다. 다시 말해 음식을 더 많이 먹어야 식욕이 떨어지는 것이다. 두 번째로 일조량이 줄어 체내 비타민D가 부족해지는 것이 원인이 된다. 이는 식욕이 왕성해질 뿐 아니라 수면 과다, 우울감, 무기력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계절성 우울증’을 유발한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행복 호르몬’이라고 알려진 체내 신경 물질인 세로토닌이 감소하는데, 세로토닌은 기분뿐 아니라 식욕과 수면 등에 영향을 미친다.

겨울에 발생하는 계절성 우울증은 일반 우울증에서 나타나는 불면이나 식욕 저하와는 반대로 잠이 쏟아지고 식욕이 폭발하는 양상을 보인다. 겨울철에 유독 몸이 늘어지고 잠이 쏟아지면서 종일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고 폭식이 이어진다면 계절성 우울증과 함께 비타민D 결핍을 의심해볼 수 있겠다. 겨울철에는 특히 우울과 폭식으로 인한 체중 증가에 주의해야 하는데, 어떻게 식욕을 조절할 수 있을까? 먼저 자신의 식습관을 살펴보라. ‘무엇을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먹느냐’의 식사 습관이 중요하다. 음식을 천천히 먹어서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식사할 때는 먹는 행동에 집중하도록 한다. TV나 스마트폰을 보면서 식사하는 습관은 포만감을 느끼는 것을 방해한다. 그리고 하루 30분 이상 햇볕을 쬐고 걷기를 실천하도록 한다. 이는 체내 세로토닌 분비량을 유지하게 하고 비타민D 합성을 증가시킨다. 포만감을 주기 위해서는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가 필요한데, 장에서 수분을 흡수하면서 부피가 늘어나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느껴 폭식을 예방할 수 있다.

최근 세포 대사 분야 학술지 ‘셀 메타볼리즘’에 스트레스받을 때 고칼로리 음식을 먹으면 더 살이 찐다는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수면 역시 식욕 조절과 연관이 깊은데, 잠이 부족하면 식욕을 왕성하게 한다.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규칙적인 습관이 중요하다. 겨울에 식욕이 폭발한다면 자신의 습관을 돌아보라는 신호라는 것을 명심하자.

유은정 서초좋은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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