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장급에선 쇄신 분위기가 감지된다. 1964년생을 기준으로 고참 부사장 다수가 옷을 벗는다. MX(모바일경험)·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등 주요 완제품 사업부에서 2인자로 꼽히는 개발실장, 전략마케팅팀장 등이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부문에서도 후공정을 책임지는 TSP총괄 등이 바뀔 것으로 전해졌다.
‘사장단 대부분 유임, 부사장 대폭 교체’로 정리되는 이번 삼성전자 인사는 악화하는 경영환경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영 노하우를 갖춘 사장급 리더에게 위기 돌파를 맡기는 동시에 참모 진용의 변화를 통해 분위기 쇄신과 조직 혁신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올해 사장 승진자는 이 회장을 측근에서 보좌한 경영지원 조직 부사장들 가운데 나온다. 이 회장의 글로벌 경영을 지원하는 김원경 글로벌대외협력(GPA)팀장(부사장)이 대표적이다. 사장으로 승진하는 여성 임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 계획은 조직 개편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달 15일께엔 DX부문의 글로벌 전략회의가 열린다. 매년 6월과 12월 개최되는 회의는 주요 사업부 경영진과 해외법인장들이 머리를 맞대고 사업 전략을 짜는 행사다. 과거엔 해외법인장들이 귀국해 참여했지만 코로나19 이후로는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열리고 있다.
올해 전략회의에선 ‘위기 극복’ ‘미래 준비’ ‘제품·서비스 경쟁력 강화’ 등을 논의하게 된다. 삼성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는 게을리할 수 없다”며 “고객이 원하는 제품·서비스를 개발해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동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이날 이 회장은 아랍에미리트(UAE) 출장길에 올랐다.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내년 첫 출장 일정으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3’(1월 5~8일), 스위스 다보스포럼(1월 15~20일) 등이 꼽힌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다보스포럼 참석을 공식화했다.
황정수/정지은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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