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는 2015년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출시했다. 당시 ‘셀카(셀프 카메라)’를 고양이와 토끼 얼굴로 바꾸거나 이모티콘을 사진 위에 덧그리는 식의 기능을 선보여 아시아 일대에서 인기를 모았다. 출시 1년이 채 안 돼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다운로드 건수 5000만 건을 넘겼고, 출시 1년6개월 만에 가입자 1억 명을 돌파했다. 카메라 앱은 메신저·뉴스·쇼핑 등 여느 서비스와 달리 언어가 다른 이용자도 상대적으로 쉽게 쓸 수 있어 해외 시장 공략에 유리했다는 설명이다.
세계 시장에서 가능성을 본 네이버는 2016년 8월 캠프모바일의 카메라 앱 사업 부문을 독립법인 ‘스노우’로 분할했다. 외국 이용자가 많아지자 각 현지 사정에 맞는 앱 콘텐츠도 늘렸다. 스노우는 올해 기준 영어, 중국어, 일어, 태국어, 베트남어, 스페인어 등 총 9개 언어를 지원한다.
지난 4월엔 패션 브랜드 휠라와 협업해 이용자가 휠라의 신발을 가상으로 착용해 볼 수 있는 ‘AR 슈즈(신발) 필터’를 선보였다. 앱에서 필터를 선택하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이용자의 발을 비추면 앱 화면을 통해 휠라 신발을 신은 것처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화면을 조작해 가상으로 신은 신발 색과 디자인을 바꿔보면서 이용자가 자신에게 어울리는 제품을 선택하고, 앱을 통해 공식 온라인 매장으로 연결해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도 있게 했다. AR 기술로 오프라인 매장에 가지 않고도 신발을 신어보는 효과를 낸다는 설명이다. 스노우 관계자는 “각종 제품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간편히 체험해 볼 수 있는 게 VTO 필터의 장점”이라며 “안경·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와 협업을 통해선 기존 대비 제품 탐색·구매 비율이 약 52% 늘었다”고 말했다.
AR 크리에이터(창작자) 도구로도 쓰인다. K팝 팬덤이 콘텐츠 제작에 스노우를 활용하고 있다. 팬들이 직접 디자인한 필터를 스노우 앱에 게시하고, 각자 필터를 쓴 사진을 SNS에 업로드하는 식으로 스타의 생일 등을 기념한다. 전문 사진작가가 제작한 흑백 필터 등 유명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만든 필터도 운영한다.
스노우는 팬덤 기반 사업을 늘리고 있다. 지난 7월엔 처음으로 K팝 팬을 겨냥한 유료 필터를 출시했다. K팝 그룹 에이티즈, 트레저 등과 손잡고 각 그룹의 멤버와 함께 사진을 찍는 듯한 AR 필터를 내놨다. 아이돌 멤버 한 명이 팔로 하트 반쪽을 그리는 포즈를 하고 있으면 이용자가 나머지 반쪽을 채우는 식이다. 스노우 관계자는 “올 상반기 기준 영화·K팝·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와 스노우의 협업 사업은 전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며 “이용자가 직접 필터를 활용해 만든 결과물을 SNS에 공유하는 식이라 이용자 참여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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