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크게 완화되면서 중국 소비 관련주가 일제히 강세를 기록했다. 화장품과 면세, 카지노, 여행, 항공주가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이 내년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후로 점진적인 ‘위드 코로나(일상 회복)’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방역 완화 수혜주도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의 경기 침체, 겨울철 코로나19 재확산 등은 주가에 복병이 될 수 있다.
호텔신라(5.0%)와 신세계(4.22%), 현대백화점(2.85%) 등 면세점주도 일제히 오르고 있다.
항공·여행주도 날아올랐다. 제주항공(8.0%)과 아시아나 항공(3.23%), 노랑풍선(5.17%), 참좋은여행(4.93%) 등이 강세를 보였다. 파라다이스(4.31%), GKL(3.46%) 등 카지노주도 일제히 상승 중이다.
고강도 방역 규제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중국의 대규모 ‘백지 시위’가 확산하면서 중국 정부의 방역 정책이 눈에 띄게 유연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청두, 톈진, 다롄, 선전 등에서 대중교통 이용 시 필요했던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결과 제시 의무가 폐지됐다. 이날부터 베이징에서도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가 없어도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상하이도 대중 교통을 이용하거나 공원 같은 야외 공공 장소에 입장할 때 PCR 음성 결과를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중국은 그동안 ‘제로코로나’ 달성을 위해 1~3일에 한번은 PCR 검사를 받도록 했다.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는 무조건 시설에 격리시켜왔지만 베이징은 최근 경증 코로나 환자의 자택 치료를 허용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겨울철 코로나 확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방역완화 조치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중국의 리오프닝을 기대하고 있던 금융시장이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CR 규제 완화→지역 봉쇄 규제 완화→점진적인 입국·이동제한 완화’ 등으로 이어지는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봉쇄 반대 시위를 계기로 중국의 리오프닝 시계는 더 빨라질 것"이라며 "내년 1월말 춘절 이전 리오프닝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구축하기 위해 접종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부터 이어져 온 중국 봉쇄 완화 관련주의 상승세도 중국 정부가 내놓는 정책에 따라 당분간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리오프닝이 현실화되면 특히 면세, 카지노 등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3분기부터 중국 개별 해외여행이, 4분기부터 단체 해외여행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안정화되고 있는 위안화 환율도 면세점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중국의 위드코로나 연착륙 여부다. 방역 규제를 너무 빠르게 풀면 사망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겨울철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 여부도 걸림돌이다.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경계감도 여전하다. 지난달에 이어 12월에도 중국 소매판매는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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