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5일 “정부의 수출 지원 기능 등을 강화하기 위해 대통령실에 정책조정비서관과 국제법률비서관을 신설할 계획”이라며 “막바지 인사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일부 수석급과 비서관급 인사 요인이 있어 조직 개편과 함께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여권에선 대통령실이 이진복 정무수석 후임을 찾고 있다는 얘기가 돌았지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수석급에 대해선 확인해 줄 게 없다”고 말했다. 당초 여권 일각에서 거론하던 김대기 비서실장 교체 등 대통령실 전면 인적쇄신 목소리도 최근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면서 자취를 감췄다. 대통령실은 이날 김 실장이 윤석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이달 중순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한다고 밝혔다.
신설될 정책조정비서관실은 방산, 원자력 등 국가 전략이 필요한 수출 지원 업무를 우선적으로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 직속으로 설치될 국제법률비서관은 검찰과 법무부 출신 인사 등이 검토되고 있다.
대통령실 안팎에선 이번 조직 개편과 인사가 최근 대통령실의 정책 기능의 변화를 반영한 결과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새정부 출범 직후 최 수석 중심으로 돌아가던 경제정책 방향이 최근 들어 이 수석과 최 수석 투톱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수석은 최근 화물연대 파업 대응, 풍산개 관련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 개정 등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정책 대응을 주도하면서 윤 대통령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 개편을 계기로 대통령실 내 일부 업무조정도 진행되고 있다. 이 수석은 기존에 맡고 있던 국무회의 외 국정과제점검회의, 국가안전시스템점검회의 등 대통령 주재 회의를 총괄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 수석은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와 비상경제민생회의 등 국가 위기 관리 역할에 더 집중한다.
이런 역할 분담이 복수의 측근을 곁에 두면서 견제와 균형을 도모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용인술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있다. 이 수석과 최 수석은 모두 엘리트 공무원으로 탄탄대로를 걷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고초를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윤 대통령과 별다른 인연이 없이 대통령실에 입성했지만, 업무 스타일은 판이하게 다르다는 평가다. 산자부 출신인 이 수석은 결단력과 추진력에서, 최 수석은 정책 디테일과 깊이에서 각각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재부가 정부 부처 주요 인사를 독식한다”는 정부 내 불만 여론도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당초 정책조정비서관직엔 기획재정부 출신 인들도 검토 대상에 올랐지만, 정부 내 이런 반대 의견 등으로 박 국장이 내정됐다는 전언이다. 여권에선 내년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전후로 대통령실과 내각의 추가 인사가 잇따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좌동욱/이지훈/김인엽 기자 leftki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