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랭킹 1위 브라질의 벽은 높았다. 그래도 최선을 다한 멋진 무대에 축구팬들은 한국 축구대표팀에 박수를 보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1-4로 완패했다.
경기 시작부터 양 팀 선수들의 컨디션은 확연하게 달랐다. 선수단 이원화로 조별리그를 치른 브라질 선수들은 확실히 여유있었다. 여기에 발목 부상으로 조별리그 2, 3차전을 쉬었던 네이마르(PSG)가 복귀했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듸드), 히샤를리송(토트넘 홋스퍼), 하피냐(FC바르셀로나) 등 최상급 공격진이 가담했다. 움직임도 가벼웠다.
반면 조별리그 세 경기 내내 모든 것을 쏟아낸 한국 선수들은 부상과 피로를 안고 나섰다. 안와골절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세 경기를 소화했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비롯해 황희찬(울버햄턴)은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나섰다. 수비진도 김진수(전북 현대)가 햄스트링, 김민재(나폴리)가 오른 종아리 근육 통증을 안고 있었다.
이는 경기력 차이에서 드러났다. 한국은 전반 13분 네이마르에게 페널티킥으로 추가골을 허용했다. 앞서 정우영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걷어내려 할 때 히샤를리송이 뒤에서 발을 쭉 뻗었다가 정우영에게 차였는데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네이마르는 골키퍼 김승규를 완벽하게 속이고 골대 오른쪽에 차넣어 이번 대회 첫 골 맛을 봤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전반 17분 황희찬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로 감아 찬 공을 골키퍼 알리송이 가까스로 쳐내 아쉬움을 삼켰다. 이어 코너킥 때 황인범의 왼발 중거리 슛은 골문 위로 날아갔다.
이후 전반 29분에 브라질 선수들의 개인기에 우리 수비가 완전히 농락당하며 세 번째 골까지 내줬다. 히샤를리송이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헤딩 등으로 공을 간수한 뒤 짧고 간결한 원터치 패스가 이어졌고, 실바의 침투패스에 김승규와 일대일로 맞선 히샤를리송이 골문 앞에서 왼발로 마무리 지었다.
브라질은 전반 36분 역습 상황에서 비니시우스가 골 지역 왼쪽에서 살짝 띄워준 공을 파케타가 문전으로 쇄도하며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전반이 끝나기 직전 한 번 더 한국 골문을 열었다.
후반들어 한국 선수들의 집중력은 한층 더 올라갔다. 더이상의 실점은 없었고 브라질 선수들과 대등한 플레이를 펼쳤다. 총 공세를 펼쳤으나 상대 골키퍼 알리송의 선방에 잇따라 막혔다. 한국은 후반 교체로 들어간 백승호가 후반 31분 호쾌한 왼발슛으로 브라질 골망을 흔들었다. 백승호는 이번 대회에서 알리송에게 처음으로 실점을 안긴 선수가 됐다.
기세를 높인 한국은 후반 35분 조규성을 빼고 황의조를 넣으며 추가 골을 노렸다. 하지만 한국의 마지막 패스와 크로스의 정확도가 떨어져 3골 차 패배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브라질은 일본을 승부차기 끝에 누른 크로아티아와 10일 오전 0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4강 진출을 다툰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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