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가치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팬엔터테인먼트는 지난 두달 새 주가가 약 35% 급등했다. 같은 기간 키이스트는 33%, 에이스토리도 20% 가량 상승했다. 넷플릭스의 3분기 호실적,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 기대감 등이 반영됐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도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OTT 업체들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차별화된 독점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마존프라임비디오와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애플TV플러스 등이 경쟁적으로 독자 콘텐츠를 쏟아내며 넷플릭스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비교적 낮은 제작비에 높은 수준의 드라마를 제작하는 국내 제작사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징어 게임'의 제작비는 200억원이었던 데 반해 넷플릭스의 다른 대표작 '기묘한 이야기'와 '더 크라운'은 각각 회당 94억 880만원, 117억원을 투입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드라마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넷플릭스 아시아 지역의 가입자가 증가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디즈니플러스는 내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개수를 올해보다 10% 늘릴 예정이다. 내년 공개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50여편 가운데 한국 콘텐츠(13개)는 단일 국가 중 가장 많다.
국내 제작사들은 내년에도 대작 드라마 방영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팬엔터테인먼트는 '동백꽃 필 무렵'을 집필한 작가의 차기작 '인생'을 준비 중이다. 내년 2분기 중 촬영에 들어간다. 삼화네트웍스는 '멘탈리스트' 제작을 완료했다. 미국에서 크게 성공한 동명 드라마를 리메이크했다. 올 4분기 중 글로벌 OTT에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키이스트는 총 제작비가 400억원 이상인 우주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를 준비 중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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