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보고싶어" 문자에 화냈다가 의부증으로 몰린 아내

입력 2022-12-06 17:01   수정 2022-12-06 17:02


남편의 휴대폰에서 수상한 문자 메시지를 보고 물었다가 의부증 환자로 몰려 이혼당할 처지에 놓였다는 한 아내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6일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결혼 12년 차에 자녀 둘을 둔 아내 A씨가 남편에게 온 수상한 문자를 부정행위로 볼 수 있는지 등에 관해 질문했다.

사연에 따르면 A씨의 남편은 어느 날부터 귀가 시간이 늦어졌다. 이 일을 근거로 잔소리하면 자신에게 "구속한다"며 오히려 A씨가 남편에게 핀잔을 들었다. A씨는 일 때문이란 생각에 남편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지만 부부 사이는 더 소홀해졌다.

그러던 중 A씨는 남편 휴대전화에서 수상한 메시지를 발견했다. '오빠 언제 와', '보고 싶어', '지금 옆에 있어? 없으면 전화해', '오늘 갈게 기다려' 등의 내용이었다.

이에 관해 남편은 "술집 종업원이 고객 관리 차원에서 보낸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A씨를 의부증 환자로 몰아세웠다고 A씨는 전했다. 뻔뻔한 남편의 태도에 화가 난 A씨는 홧김에 협의이혼을 신청했다.

A씨는 "잘못했다고 해도 용서할까 말까인데 적반하장 태도에 화가 났다"라면서도 "막상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이혼하려니 억울하다"하고 토로했다. 이어 "남편은 (협의이혼을 안 하면) 소송을 해서라도 이혼하겠다고 한다"며 "남편은 지금 부정행위가 없다고 주장하는데 법원에서도 이 말이 인정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답변에 나선 백수현 변호사는 "법원에서는 '보고 싶어', '하트', '사랑해' 정도의 문자만으로도 부정행위 근거로 보고 있다"고 했다.

백 변호사는 "(불륜을 저지른 배우자가) 실제로 이런 변명을 많이들 한다"며 "업무나 사업적으로 어쩔 수 없이 술집 접대를 받은 것을 따져 묻는 아내를 의부증 환자로 몰아세우는 일이 종종 있는데 법원에서는 사업상 어쩔 수 없이 술집에 갔다는 핑계가 사실 통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남편이 정말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 어떻게 될지에 대해 백 변호사는 "아내가 원하지 않는다면 아마 남편이 유책 배우자로 인정이 되면서 이혼 청구가 기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이어 "협의 이혼을 신청한 후 그 의사가 사라져도 법원에서 이것을 혼인 파탄에 근거로 삼는다든가, 아내에게 불리한 정황으로 보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백 변호사는 "가능하면 남편과 사이에서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더 불화가 생기지 않도록 하면서 실질적으로 혼인 관계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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