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대탈출·주가 급락…세일즈포스에 무슨 일이…

입력 2022-12-06 17:49   수정 2022-12-13 16:58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일즈포스의 리더들이 ‘대탈출(exodus)’을 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최대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업체인 세일즈포스의 위태로운 상황을 이같이 표현했다. 세일즈포스는 세계 CRM 서비스업계 1위 기업으로 시장점유율은 22.9%(시장조사기관 IDC 기준)다. 미국 경제매체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90%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핵심 경영진이 줄줄이 이탈하면서 세일즈포스의 경영에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브렛 테일러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사임 의사를 밝힌 지 나흘 만에 자회사 슬랙의 스튜어트 버터필드 CEO까지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줄퇴사하는 경영진…주가에 ‘빨간불’
이날 세일즈포스는 자회사인 업무용 메신저 슬랙을 창업한 버터필드 CEO가 내년 1월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슬랙은 지난해 277억달러(약 36조5700억원)가량에 세일즈포스에 인수되며 자회사가 됐다. 그의 사직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버터필드의 퇴임 소식에 세일즈포스 주가는 폭락했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 세일즈포스는 전 거래일보다 7.35% 하락한 133.9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세일즈포스 주가는 47.57%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연고점(306.65달러)보다 56% 폭락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세일즈포스가 리더십 문제를 겪고 있다”며 주가 부진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주에는 테일러 공동 CEO가 사임하며 그 다음날 주가가 8% 넘게 하락했다. 슬랙 최고제품책임자, 수석부사장도 회사를 떠날 예정이다. 세일즈포스의 또 다른 자회사 태블로의 영업부 CEO인 마크 넬슨도 지난주 회사를 떠났다.

핵심 인력의 이탈로 세일즈포스가 미래 사업 계획 수립 등 경영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CNBC방송은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가 공동 CEO 체제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세일즈포스가 유지해온 공동 CEO 체제 자체가 문제였다는 설명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동 CEO 체제는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누구인지 모호하고 CEO들 사이 갈등도 치열하다”며 “S&P500 기업 대부분이 공동 CEO 체제를 채택하지 않은 이유”라고 분석했다.
실적도 먹구름
승승장구하던 세일즈포스의 실적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세일즈포스는 3분기(8~10월)엔 양호한 실적을 냈지만 4분기(11월~내년 1월) 실적 기대치는 낮춰야 한다고 발표했다. 세일즈포스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늘어난 78억3700만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40달러로 시장 추정치를 모두 웃돌았다.

그러나 4분기 실적 가이던스는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세일즈포스는 4분기 매출이 달러 강세 등 여파로 79억~80억3000만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월스트리트 추정치인 80억2000만달러보다 낮다. 블룸버그통신은 세일즈포스의 4분기 실적 가이던스에 대해 “2004년 상장 이후 가장 낮은 매출 증가율”이라고 평했다. 세일즈포스는 비용 절감을 위해 지난달 직원 1000여 명을 해고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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