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의 전자 계열사가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 등 ‘젊은 리더’를 대거 발탁했다. ‘뉴 삼성’에 어울리는 진용을 구축하기 위해 직급이나 연차와 상관없이 능력 있는 인재를 적극적으로 등용했다는 설명이다.
37세 최연소 상무 발탁
삼성전자는 부사장 59명, 상무 107명, 펠로 2명, 마스터 19명 등 총 187명을 승진시키는 내용의 ‘2023년 정기 임원 인사’를 6일 단행했다. 지난해 198명(부사장 68명, 상무 113명, 펠로 1명, 마스터 16명)보다는 승진자 수가 소폭 줄었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0대 부사장(17명)과 30대 상무(3명) 등 젊은 리더들을 중용했다. DX(디바이스경험)부문 MX(모바일경험)사업부 전략제품개발1그룹장인 문성훈 부사장(48)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갤럭시S 시리즈, 폴더블폰 개발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40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정원 DS(반도체)부문 시스템LSI사업부 모뎀개발팀 부사장(45)은 올해 신임 부사장 중 가장 젊다. 이 부사장은 모뎀 시스템 전문가로 모뎀 알고리즘 개선 및 설계 최적화 등을 통해 5세대 모뎀 성능을 향상하고 모뎀 제품 경쟁력을 높였다.
올해 최연소 승진자는 배범희 DX부문 생산기술연구소 하드웨어기술그룹 상무(37)다. 배 상무는 세계 최초 RF(무선 주파수를 방사해 정보를 교환하는 통신 방식) 신호 전송 등 미래 기술 확보에 기여했다.
성과주의…세대교체 속도
여성 임원 승진자도 9명 탄생했다. D램 공정개발 전문가인 이금주 DS부문 반도체연구소 D램 공정개발팀 부사장(51), 스마트TV 기반 앱스토어를 기획한 안희영 DX부문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서비스PM그룹 상무(46) 등이 눈에 띈다.외국인 임원 승진자는 2명이었다. 저메인 클라우제 VD사업부 상무(40)는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TV 매출 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다. 글로벌전략실 출신 우수 외국인 인재를 전략적으로 현장에 배치해 글로벌 사업 확장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3년 연속으로 여성·외국인 신규 임원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성과주의를 원칙으로 세대교체를 가속화하면서 창의와 도전 정신을 갖춘 인재들을 전진 배치했다”며 “과감하게 새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S 등도 성과주의 인사 기조를 토대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SDI는 차세대 제품 로드맵 구축에 성과를 낸 40대 여성 임원 고주영 중대형전지사업부문 마케팅담당 상무(45)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선 조성호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A개발팀장(46)과 손동일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 YE(수율개선)팀장(47)이 부사장으로 올라섰다. 이 중 손 부사장은 차세대 대형 패널인 QD-OLED 양산 수율 목표를 조기 달성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이뤄진 정기 인사의 키워드는 ‘성장 잠재력’과 ‘다양성’으로 요약된다. 관련 업계에선 젊고 유능한 젊은 리더를 두루 발탁해 ‘미래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적극적으로 양성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련인사 A31면
정지은/배성수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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