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클라우드의 최대 1조원 규모 투자 유치에 3~4곳의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뛰어들었다. 투자 한파 속에서도 높은 성장성을 보유한 클라우드 산업엔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는 평가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클라우드가 투자 유치를 위해 이날 실시한 본입찰에 글로벌 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국내 PEF IMM크레딧솔루션(ICS), VIG얼터너티브크레딧(VAC) 3곳이 참여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막판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 포함됐던 맥쿼리자산운용과 미국 디지털브리지는 참여하지 않았다.
KT클라우드 측은 이번 투자 유치로 4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 빙하기에도 대형 PEF들이 치열한 경합을 보이며 흥행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일부 후보들은 4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써내 회사 측의 기대치도 올라갔다는 후문이다. KT클라우드는 최종적으로 2~3곳의 투자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투자 유치가 마무리되면 투자자들은 지분 20% 수준을 확보하게 된다.
KT클라우드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운영하며 기업 및 정부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KT가 지난 4월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 사업부문을 분할한 뒤 1조6000억원 규모의 현물, 1500억원의 현금을 출자해 설립했다. 기업들의 디지털전환(DX) 수요가 커지면서 실적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엔 전년 대비 17% 늘어난 455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클라우드 분야에선 아마존의 AWS에 이어 국내 시장점유율 20%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IDC 시장에선 1위 사업자다.
대형 PEF들은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해 투자에 뛰어들었다. 시장조사기관인 한국IDC가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4.8%를 기록하며 3조8952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KT클라우드는 전국에 걸쳐 14곳의 IDC를 보유하고 있다. 6곳을 보유한 2위 업체 LG유플러스 대비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다만 KT 측이 투자금 회수와 관련한 위험방지조항을 어느 정도 마련해줄지가 관건이다. KT는 추후 KT클라우드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되, 상장이 무산될 경우 연 5% 수준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후보들은 현재 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보장 수익률을 더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차준호/김채연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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