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처음 개발한 세포 CT(컴퓨터 단층촬영) 장비입니다. 미국 하버드 의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등 140여 곳에 판매했습니다.”
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회 국제 연구산업 컨벤션 2022’에서 홍기현 토모큐브 공동대표는 자사 제품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홍 대표는 가시광선으로 살아 있는 세포 안팎을 손상 없이 3차원으로 들여다보는 ‘홀로토모그래피’를 선보여 큰 관심을 받았다. 토모큐브는 광학과 의학을 융합해 난치병 치료의 실마리를 찾는 ‘바이오 광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박용근 KAIST 물리학과 교수와 벤처캐피털(VC)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출신 홍 대표가 함께 창업한 회사다.
이날 행사는 연구산업 시장 확대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마련했다. 지난해 ‘연구산업진흥법’ 제정으로 생태계 조성이 빨라지고 있는 연구산업은 토모큐브 같은 연구장비 기업과 주문연구(임상대행 등) 기업이 이끌고 있다. 연구 기획 관리 및 상용화 지원 서비스, 연구재료 개발 기업도 포함한다. 35년간 반도체 신뢰성 평가 및 불량 분석 서비스를 제공해 온 큐알티, 초미세 반도체 개발 과정에서 필수 설비로 꼽히는 주사전자현미경(SEM)을 자력 개발한 코셈, 산업용 원자현미경 세계 1위 기업 파크시스템스 등이 이날 행사에 참가했다. 이들 기업과 수요 기업을 잇는 벡스코 컨벤션홀 2층 ‘비즈매칭’ 행사장엔 반나절 새 600여 명이 몰렸다. 매칭이 성사되면 과기정통부가 서비스 비용 일부를 바우처로 지원한다.
주문연구 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이오기업들도 주목받았다.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을 독자 개발한 뒤 이를 프랑스 제약·화장품 그룹 피에르파브르에 8600만유로를 받고 기술이전한 와이바이오로직스가 대표적이다. 이중항체는 질병 유발 인자(항원)에 대항하면서 면역 강화 인자를 동시에 촉진하는 ‘슈퍼 항체’를 말한다. 와이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11개국에 43건의 특허를 등록했다”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적격 승인을 받은 국내 최대 비임상시험 위탁연구기관(CRO) 바이오톡스텍도 참여했다. 비임상은 임상 및 신약 허가를 위해 사전에 밟는 동물 실험, 세포 실험 등을 말한다. 국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대부분의 비임상 시험을 이 회사가 맡았다. 바이오톡스텍 관계자는 “영장류 독성시험을 위해 영장류 1150마리를 동시 수용할 수 있는 세계 7위 규모 연구시설을 최근 준공했다”고 말했다.
부산=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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