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ICA는 송씨의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 임직원들이 돈을 빌려줬을 뿐 뇌물은 아니라고 하나 불과 2년 동안 이렇게 많은 사람으로부터 수억원의 돈을 수수했다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손혁상 현 KOICA 이사장도 대학교수 시절이던 2020년 4월 송씨에게 자녀 학비 명목으로 1000만원을 건넸다. 손 이사장은 뇌물이 아니라고 하지만 8개월 뒤 이사장에 선임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2020년 말부터 내부에서 송씨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조사 끝에 “중대 사안이 없었다”며 송씨를 해임 등 징계가 아니라 면직 처리하는 데 그친 KOICA도 공범과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 주요 인사와 정책을 둘러싼 비리 의혹은 이뿐만 아니다. 태양광과 풍력 사업 비리는 복마전을 방불케 해 ‘신재생 게이트’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은 사업 인허가, 임직원 승진 등 알선 수뢰 혐의로 구속됐고,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대기업 계열사 낙하산 취업 관여 혐의로 출국금지됐다. 적폐를 청산한다더니 신(新)적폐를 쌓은 꼴이다. 검찰은 철저한 수사로 부패 고리를 엄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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