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대한민국 미래 성장동력 '수소산업'

입력 2022-12-07 18:14   수정 2022-12-08 00:05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3중고 악재에 수출마저 작년 동기 대비 10월, 11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대한민국 경제에 경고음이 켜졌다. 하지만 위기와 기회는 공존하는 속성이 있다. 한국은 경제위기 때마다 정부, 기업, 국민이 하나가 돼 미래 기회 요인에 집중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온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 1980년대 한국 정부와 민간기업은 함께 반도체산업을 육성해 메모리반도체 분야 1등 국가가 됐다.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2000년대 초반에는 정보기술(IT)산업을 집중 육성했다.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등 대전환 시대와 맞물린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미래 대표 산업은 무엇일까? 필자는 반도체, 배터리를 잇는 국가 핵심 산업은 수소라고 생각한다.

수소가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핵심으로 부상한 것은 2015년 파리기후협정 체결로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설정되면서부터다. 또한 올해 초 발발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으로 화석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다수의 국가는 자국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라도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기존 한국의 대표 산업이 추격자로 출발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면, 수소산업 분야는 이미 선도국가의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정부는 2021년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했고, 2022년 새 정부도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을 정책 목표로 선정했다. 수소차, 연료전지 등 수소 활용 분야에서 세계 1등 기업도 있다.

앞으로는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 수소 기술 분야 국제 인증, 표준화 등에 대한 선점이 중요할 것이다.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한국이 수소 분야를 주도하려면 무엇보다 정부, 민간, 기술연구 주체 간 목표를 공유하고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딜로이트컨설팅도 한국의 대표 민간기업 수소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의 사무국을 맡아 수소산업 육성 지원에 힘쓰고 있다. 민간기업은 투자 결정을 위해 무엇보다 정부가 대규모 수요 창출을 위한 제도화와 인프라 투자 지원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주기를 기대한다. 정부가 2024년 도입할 예정인 ‘청정수소인증제’에 민간의 기대가 큰 이유다.

필자는 정부가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반을 적기에 조성하고 세계적인 제조 경쟁력을 갖춘 대표 기업들의 투자를 결합한다면 수소경제의 글로벌 모델이 제시되면서 또 하나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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