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 뚫는 보험사 "유동성 리스크 선제 대응"

입력 2022-12-07 18:11   수정 2022-12-08 00:31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해 보험사들이 단기 차입 한도를 늘리고 있다. 향후 대규모 보험계약 해지나 보험금 지급 등 긴급한 자금 수요에 대응하려면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은행 입출금 통장처럼 언제든지 꺼내썼다 갚을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과 비슷한 맥락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생명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단기 차입 한도를 기존 13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확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단기 차입금은 상환 기한이 1년 이내 도래하는 차입금을 말한다. 금융회사가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때 급전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자기자본의 10%(대기업은 5%) 이상 증감에 대해서는 공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신한라이프는 앞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1조4000억원 한도 범위에서 은행 당좌차월(차입)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등을 통해 단기 차입금을 자유롭게 조달할 수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달 말 삼성생명을 시작으로 전체 보험업계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삼성생명은 단기차입 한도를 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늘린 데 이어 푸본현대생명도 한도를 5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상향했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연말 퇴직연금 만기가 도래해 고금리 은행 예금 등으로 자금을 옮기려거나 향후 경기침체로 보험을 해약하려는 수요가 커질 경우 보험사엔 유동성 압박이 생길 수 있다”며 “그렇다고 보유 채권을 대거 매각하면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단기 차입 한도를 늘리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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