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업 망신주기' 산재 청문회 또 열겠다는 국회

입력 2022-12-07 18:16   수정 2022-12-15 16:20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올해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한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불러 다음달 ‘산재 청문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 시행 이후 사망자가 오히려 증가하는 등 중대재해처벌법이 재해 예방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회가 법률 개선 노력 없이 기업 망신 주기에만 골몰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복수의 국회 환노위 소속 여야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 1월 27일 중대재해법 시행 1년을 앞두고 이르면 1월 초 산재 청문회가 열린다. 중대재해법은 근로자 사망 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나 경영책임자(CEO)를 형사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법 시행 후 규제 대상 사업장의 사망자 수(236명)가 작년(220명)보다 오히려 늘었다. 이 때문에 설익은 법으로 산업계에 공포심만 조장하고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회에서 다음달 산재 청문회가 열리면 작년 2월에 이어 2년여 만이다. 당시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한영석 현대중공업·정호영 LG디스플레이·우무현 GS건설·이원우 현대건설·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 등이 참석했다. 국정감사 시기가 아닌 때 이례적으로 열린 청문회를 두고 당시에도 ‘기업 면박 주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지금은 기업 CEO 줄소환보다 효과 없는 중대재해법에 대한 근본적인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진석/곽용희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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