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08일 15:5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의 다자보험그룹이 국내 생명보험사인 ABL생명보험 매각에 나섰다. 거래금액은 3000억~4000억원 정도로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해 재무적투자자(FI)등이 유력 인수후보 꼽힌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다자보험그룹은 최근 법률 매각 자문에 김앤장을 선정하는 등 매각 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매각대상은 ABL생명 지분 100%다.
다자보험그룹은 그룹 내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ABL생명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자보험그룹은 2018년 중국 금융당국이 안방보험의 비상 경영을 위해 설립한 신설 회사다. 우샤오후이 전 안방보험 회장이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받으면서 몰락하자 중국 금융당국이 다자보험그룹을 만들어서 안방보험의 위탁 경영을 맡겼다.
IB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2021년 다자보험그룹 민영화를 위해 매각에 나섰지만 실패했다"며 "다자보험그룹의 비핵심 자산을 매각한 뒤 규모를 줄여 재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BL생명은 1954년 설립된 제일생명보험이 전신이다. 대한생명(현 한화생명보험)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생명보험사다. 1990년대에는 총 자산규모 기준으로 생보업계 4위에 오르기도 했다.
1999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버티지 못한 채 독일의 알리안츠 그룹에 매각됐다. 이후 10여년간 알리안츠생명으로 영업을 이어갔으나 2012회계연도 이후 영업 손실이 이어지자 2017년 중국 안방보험에 단돈 300만달러, 당시 환율 기준으로 약 35억원에 매각됐다.
ABL생명의 올해 3분기 기준 총 자산은 19조4562억원, 지급여력비율(RBC)은 215%다. 자본 총계는 8548억원이다. 채권 손실 등의 여파로 지난해 연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시장에 상장된 생명보험사들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3배에서 0.5배 사이인 것으로 감안하면 매각 금액은 3000억~4000억원대 정도로 추정된다.
IB업계에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하는 우리금융지주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매물로 나온 벤처캐피탈(VC)업체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타 생명보험사 인수도 알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국내외 사모펀드(PEF)들도 매각이 본격화되면 실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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