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각부는 지난 7~9월 경제 전체의 수요에서 공급을 뺀 수치인 ‘수급갭(Gap)’이 -2.7%를 나타냈다고 8일 발표했다. 수요가 공급보다 2.7% 적은 수요 부족 상태라는 뜻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15조엔에 달한다. -2.3%(연간 13조엔)를 나타낸 지난 2분기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수요가 공급을 밑도는 상황은 2019년 4분기 이후 12분기째 이어지고 있다. 내각부는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분기 대비 연율 1.2% 줄어들면서 수요가 더욱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고질적인 수요 부족은 일본 경제를 25년째 만성 디플레이션에 신음하게 하는 주요인으로 지적된다. 수요 부족과 소비 부진이 계속되면서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의 침체를 겪고 있다. 수요가 부족해졌다는 통계는 일본의 디플레이션이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대외 경제 환경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재무성은 10월 경상수지가 641억엔 적자를 나타냈다고 이날 발표했다. 경상수지는 지난 1월 이후 9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10월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3년 이후 9년 만이다. 무역수지 적자가 10월 들어 1조8754억엔까지 불어났다. 에너지 가격이 상승한 여파로 수입 규모가 사상 최대인 10조8646억엔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배당과 이자소득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2조8261억엔 흑자였지만 서비스수지가 7224억엔 적자를 기록하면서 이들을 합한 경상수지도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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