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타본 신형 그랜저…'대기만 11만명' 돌풍 이유 있었다 [신차털기]

입력 2022-12-09 10:36   수정 2022-12-09 13:22


6년 만에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로 돌아온 신형 그랜저를 지난 8일 타봤다. 곳곳에 1세대 '각 그랜저'의 향수를 담아낸 디 올 뉴 그랜저는 대기 물량 11만대라는 실적으로 '국민 세단'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명성에 걸맞은 각종 사양과 기능, 한층 넉넉해진 내부 공간과 웅장한 디자인으로 새로운 베스트셀링카를 기다리는 대기 수요를 상당 부분 만족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디 올 뉴 그랜저 시승은 경기 하남도시공사에서 의정부시 장암동에 위치한 카페까지 왕복 약 7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고속도로와 일반 도로를 달리며 도심 주행 및 가속감을 다양하게 느껴볼 수 있었다.


외관 디자인을 보면 일(一)자로 연결된 수평형 발광다이오드(LED) 램프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7세대에서는 주간주행등(DRL)과 방향지시등, 포지셔닝 램프 기능을 일체형 구조로 만들었다. 헤드라이트는 세로로 배치했다. 현대차의 대형 레저용 차량(RV) 스타리아를 연상시킨다.

후면부에도 일자 모양의 빨간색 긴 테일램프가 자리 잡고 있다. 수평형 램프는 현대차의 패밀리룩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나타낸다.



실내는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의 디자인 특징이 일부 담겼다. 변속 기어는 이전 모델의 버튼식 기어 노브 대신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에 적용한 칼럼식 기어노브로 바뀌면서 스티어링 휠(운전대)로 이동했다.

칼럼식 기어노브는 위아래로 돌려 기어를 변경하는 방식이다. 버튼식 기어는 실수로 잘못 누를 가능성이 높았지만, 칼럼식 기어는 이 같은 실수를 줄여준다. 특히 이번 신형 그랜저의 기어는 칼럼식 기어를 채택한 다른 차량과 달리 조작 방향과 구동 방향이 직관성을 높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 주행에서도 주행 중 길이 막혀 후진 후 다시 돌아 나가야 하는 잦은 기어 변속 구간에서 기어를 조작해 빠르게 빠져 나갔다.


10.25인치 공조 컨트롤러는 사용을 위해 적응이 필요했다. 물리 버튼 없이 터치로 작동하는 만큼 화면을 보고 버튼을 눌러줘야 해 주행하는 도중에 온도나 바람 세기를 조절하기 쉽지 않았다. 다만 공조 조절 테마를 변경해 운전자 스타일에 맞는 조절 방법을 고를 수 있다. 심플 테마에선 시원하게, 따뜻하게, 쾌적하게, 공기청정 4개의 버튼으로 조절 가능하다.


출시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스티어링 휠(핸들)은 1세대 그랜저의 향수를 담은 원 스포크 스타일이다. 4개의 LED 조명으로 운전자의 차량 조작, 음성인식과 연동돼 편의성을 높였다. 하단부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통해 운전 모드를 에코, 노멀, 스포츠, 마이 드라이브, 윈터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디 올 뉴 그랜저는 고급 세단의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했다. 저속 주행에서는 부드럽고 매끄러운 주행감이 느껴졌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순간 충격을 줄여줬다. 차체가 위아래로 꿀렁거리는 현상도 잡아주는 느낌이었다. 이전 모델에 없던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전방 카메라와 네비게이션을 통해 전방 노면 정보를 미리 인지하고 적합한 서스펜션을 제공한다. 제네시스 GV80·G90, 기아 K9 등에도 적용됐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특히 급제동 상황에서 빛을 발휘했다. 주행 중 공사 구간에서 앞 차량이 차선 변경을 못해 급제동하는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그랜저에 적용된 전방충돌 방지 보조 기능으로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 급제동 상황에서도 전자제어 서스펜션으로 밀리는 느낌 없이 차를 안정적으로 제어했다.


고속주행에서도 풍절음 등 외부 소음의 유입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차량에서 발생하는 노면 소음을 줄여주는 ANC-R(Active Noise Control-Road) 기술 덕분이다. 또한 모든 트림에 흡음타이어, 분리형 카페트가 적용돼 주행 중에 발생하는 투과음과 공명음을 감소시켰다. 요철이나 불규칙한 노면에서 받는 충격도 부드럽게 흡수해 안정적 승차감을 유지했다.

시승차량에 적용된 전자식 4륜구동(HTRAC) 옵션으로 고속에서 코너를 돌 때도 쏠림 현상이 크지 않았다. 2륜 기아 K9에 적용됐던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이 디 올 뉴 그랜저에 탑재됐다. 차량 앞 상황을 예측해 코너링에서도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했다.

운전보조기능 또한 인상적이었다. 특히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속도, 경로 안내 외에도 후측방 감지 등 표시되는 정보가 많아져 운전 편의성을 높였다.


시승한 차는 캘리그래피 트림(4604만원 개별소비세 3.5% 기준)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3.5엔진 모델로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 토크 36.6kgf·m에 10.4km/L의 복합 연비를 갖췄다. 제원은 전장이 5035mm로 이전 모델보다 45mm 늘어났다. 휠베이스는 기존 대비 10mm 늘어난 2895mm다. 현대차 측은 "동급 최장 길이"라고 설명했다.

시승 차량에 적용된 옵션은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3.5엔진과 블랙잉크, 파노라마 선루프, 하이테크 패키지, 뒷좌석 VIP패키지, HTRAC(사륜구동) 등이다. 가솔린 2.5 엔진 모델 프리미엄 옵션에서는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 뒷좌석 VIP패키지, 운전석 자세 메모리 시스템 등이 빠진다.

디 올 뉴 그랜저는 ▲2.5리터 GDI 가솔린 ▲3.5리터 GDI 가솔린 ▲3.5리터 LPG ▲1.6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4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출시됐다. 가격(개별소비세 3.5% 인하 기준)은 ▲가솔린 3716 만원 ▲하이브리드 4376만원 ▲LPG 3863만원부터 시작된다.

글/영상=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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