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이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meme)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반인들은 물론, 정치권·기업에서도 활용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중꺾마'가 어떤 경우에도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정신을 나타내는 대중 언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꺾마', 최약체에서 챔피언 된 '데프트'가 한 말
'중꺾마'는 지난 9∼11월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LoL) 2022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우승팀 DRX의 주장 '데프트' 김혁규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로그전 패배 괜찮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한 것이 발원지로 알려져 있다.당시 그는 1라운드 경기 석패 후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가 플레이를 잘 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고, 오늘 지긴 했지만 우리끼리만 안 무너지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발언했다.
결국 출전팀 중 최약체로 꼽힌 DRX는 최하위 라운드인 플레이-인 스테이지(하위 12팀 간 선발전)에서부터 시작해 강팀을 연파하고 세계 챔피언에 등극하며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켰다.
이 문구는 이달 3일 재소환됐다. H조 최약체로 꼽히던 한국(FIFA 랭킹 28위)이 강호 포르투갈(9위)을 꺾고 사상 세 번째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후 태극전사들이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적힌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다.
손흥민은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중꺾마'와 관련해 "선수들에게 정말 큰 영향을 줬다"면서 "선수들, 우리 팀, 국민들도 인생에 있어 꺾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尹도 울컥'중꺾마'…"큰 울림 받았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문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일반인에게 널리 쓰이는 말이 됐다.'취업 한파'에 좌절하던 한 누리꾼은 "월드컵을 보고 만감이 교차한다. 내년 취업시장은 더 힘들겠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도전해보려고 한다"며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표팀 경기를 보고 퇴사를 결심했다는 한 직장인은 대학 커뮤니티 사이트에 "한 번 사는 인생 3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마지막으로 도전해보고 싶다"며 "도전했다가 실패할 수도 있겠지. 그래도 후회 없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마지막을 불살라보고 싶어.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내용의 다짐 글을 올려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8일 축구 국가대표팀과의 초청 만찬에서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끝까지 도전하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커다란 울림을 받았다"며 "저와 국민에게 여러분은 월드컵 우승팀"이라며 울먹이기도 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5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생명법"이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 같냐'는 질문에 "끝이 어떻게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다"면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언급했다.
기업들도 '중꺾마' 밈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톡은 월드컵 경기에 앞서 '카카오톡 주문하기' 알림톡에 '꺾이지 않는 주문'이라는 문구를 넣어 치킨, 피자 등 배달 음식을 주문할 것을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도 카카오톡 알림톡에 '꺾이지 않는 할인'이라는 문구를 넣고 4일까지 버거 2개 6000원 할인 행사를 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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