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캐머런 감독 "어릴적 꿈이 해양학자…바닷속 신비의 기쁨 느낄 것"

입력 2022-12-09 18:54   수정 2022-12-09 23:36

2009년 나온 영화 ‘아바타’는 모든 게 실험이었다. 온라인 게임에만 존재했던 ‘분신’(아바타)을 영화로 끌어온 것부터 그랬다. 3차원(3D) 안경을 쓰고 관람하도록 한 것도 당시로선 생경했다. 요즘말로 ‘폭망’(폭삭 망하다)할 요소로 가득 찼던 아바타가 13년째 ‘역대 세계 영화 흥행 1위’(28억달러)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건 ‘터미네이터 1, 2’ ‘타이타닉’ 등을 제작한 ‘명장’ 제임스 캐머런 감독(사진)이 솜씨 좋게 꿰맨 덕분이다.

그런 그가 신작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오는 14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 개봉을 앞두고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의 옆에는 존 랜도 프로듀서와 주연인 샘 워싱턴(제이크 설리 역), 조 샐다나(네이티리 역) 등이 함께했다.

캐머런 감독은 한국에서 아바타2 포문을 연 이유에 대해 “한국은 세계 영화의 표준이 형성되고 있는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라며 “아바타1이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끈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바타1은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첫 외화였다.

영화계에선 아바타2가 전작의 기록을 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영화 관람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데다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개봉을 5일 정도 앞둔 상황에서 예매율이 57%가 넘는 등 국내 영화팬들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

캐머런 감독은 아바타1처럼 이번에도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건네겠다고 했다. 그는 “관객들에게 최고의 영화적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 영화를 본다면 삶에서 몇 안 되는 (신비롭고 큰) 기쁨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사 측은 “깊은 바다를 탐험하고 나면 현실과 스크린의 경계가 무너졌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작비는 전편과 비슷한 2억5000만달러(약 3300억원)다. 아바타1과 똑같이 3D로 제작했다.

아바타2의 상영 시간은 전편(162분)보다도 30분 긴 192분에 달한다. ‘지나치게 영화가 긴 것 아니냐’는 지적에 캐머런 감독은 이렇게 받아쳤다. “같은 돈을 내고 더 오래 보면 좋지 않나요? 아바타2의 러닝타임은 3시간12분이 아니라 2시간72분입니다.” 영화에 빠져들면 체감시간이 2시간대가 될 거라는 의미였다.

아바타2는 전작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배경부터 열대 우림에서 바다로 옮겼다. 3D로 구현하기 어렵다는 물을 실감 나게 표현했다. 해양생물학자를 꿈꿨던 캐머런 감독의 바다에 대한 사랑을 영화 곳곳에 담았다. “저는 지금도 다이빙하는 탐험가로 활동합니다. 수천 시간을 물 밑에서 보냈죠. 바다가 인류에게 주는 의미, 많은 생물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바다를 한 번 더 생각하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스토리는 전편에서 이어진다. 1편이 인간 제이크 설리와 나비족 네이티리의 사랑 이야기에 중점을 뒀다면, 2편은 이들이 부부가 되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바타 시리즈는 6편까지 염두에 두고 후속편들을 함께 제작했다. 내년부터 2년마다 아바타 신작이 나온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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