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는 11월 생산자물가가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하락 마감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05.02포인트(0.90%) 떨어진 3만3476.46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9.13포인트(0.73%) 밀린 3934.38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7.39포인트(0.70%) 하락한 1만1004.62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긴장했다. 오는 13일 나오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나온 11월 도매 물가가 예상보다 높았다는 소식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지표 발표 이후 주가지수 선물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개장 후 상승 전환하기도 했으나 결국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미 노동부는 11월 PPI가 전월 대비 0.3%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예상치였던 0.2% 상승보다 높은 수준이다. 10월 수치는 0.2% 상승에서 0.3% 상승으로 수정돼 3개월 연속 0.3% 상승을 유지했다. 비계절 조정 기준 전년 대비 수치는 7.4% 올라 시장의 예상치인 7.2% 상승을 넘어섰다.
해당 수치는 지난 3월에 11.7%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둔화하고 있다. PPI 지표가 발표된 이후 국채금리가 오르고, 달러화 가치가 상승했다. 하지만 미시간대학이 집계한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이 4.6%로 전월 4.9%보다 하락하고, 5년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3.0%로 전월과 같았다는 소식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진정됐다.
투자자들은 다음 주 나오는 CPI를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개별 종목 중에 스포츠 브랜드 룰루레몬의 주가는 4분기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12% 이상 급락했다.
반도체 제조업체 브로드컴의 주가는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고 배당을 확대하고 자사주 매입을 재개했다는 소식에 2% 이상 올랐다. 넷플릭스 주가는 웰스파고가 투자 의견을 '동일비중'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했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3% 이상 상승했다. 전자 서명 업체 도큐사인의 주가는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12% 이상 반등했다. 소매업체 배스앤바디웍스의 주가는 헤지펀드 서드포인트가 회사의 지분을 6% 이상으로 늘렸다는 소식에 0.4%가량 소폭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된 생산자 물가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진 못했다고 전했다.
블리클리 파이낸셜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마켓워치에 P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둔화했으나, 둔화 정도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인플레이션에 있어 코로나 이전 환경으로 빠르게 돌아가길 기대하고 있는가에 놀랐다"라며 하지만 기업들이 말하는 것을 직접 들어보면, 이를 아직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홈리치 버그의 스테파니 랭 CIO는 CNBC에 투자자들이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에서의 전환을 오랫동안 바라왔지만, 오늘 지표는 이러한 바람을 지지해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려면 금리에 가까운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이 내려와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며 "실제 현실에서 이것이 실현되려면 인플레이션 부문에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라고 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12월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마감 시점에 77%를,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23%를 기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54포인트(2.42%) 오른 22.83을 기록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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