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방역 완화 이후 감염자가 급감하고 있다고 발표해 통계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
10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중국 본토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1만2272명(무증상→유증상 재분류 313명 제외)으로 하루 전보다 3091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유증상자는 2721명, 무증상자는 1만551명이었다. 역대 최고였던 지난달 27일(3만8808명)보다 70%가량 감소한 수치다.
한때 하루 신규 감염자가 1만명대에 육박했던 광둥(2812명), 충칭(2359명)과 5000명을 돌파했던 베이징(2223명) 모두 2000명대로 떨어지는 등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방역 완화 이후 유전자증폭(PCR) 검사 감소 등에 따른 착시 현상으로, 실제 감염자 수는 당국의 발표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의심 증세가 있어 PCR 검사를 하려고 했지만, 검사소를 찾지 못해 포기했다.
분명히 양성일 것"이라며 "주변에 나 같은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신속 항원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PCR 검사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병원에 가도 특별한 처방이 없고, 자가 격리하거나 심한 경우 병원에 격리돼야 하는데 누가 자진해서 매를 벌겠느냐"고 반문했다.
방역 완화 이후 PCR 검사소를 대거 폐쇄한 지방정부들이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 되도록 PCR 검사를 받지 말라고 권유하면서 검사자가 급감한 것도 감염자들을 제대로 가려내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랴오닝성 선양의 한국 교민들 사이에서는 이날 '통계에 잡히지 않은 신규 감염자가 급증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식당 예약과 모임이 잇따라 취소되기도 했다.
불신과 혼란만 증폭시킬 바에야 신규 감염자 통계를 발표하지 않는 게 낫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웨이보에는 "방역이 완화돼 유동 인구와 대면 접촉이 늘었을 텐데 신규 감염자가 갑자기 크게 줄었다는 것을 믿을 수 있겠느냐"며 "검사자 수를 이전과 비교하는 등 보정된 통계를 밝히든가, 아예 발표하지 않는 것이 당국의 권위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해온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도 전날 위챗에 올린 글에서 "신규 감염자가 감소했다는 당국의 발표에 대해 누구도 그 진실성을 믿지 않을 것"이라며 "각지에서 실제 상황에서 벗어난 계산 방식으로 감염 수치를 보고하고 있는데, 제대로 된 수치를 밝히거나 비공개로 전환하라"고 꼬집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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