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영(26·사진)은 동남아시아에 가면 펄펄 날아다닌다. 프로 통산 두 번째 우승을 거둔 곳이 바로 베트남이다. 2019 시즌 개막전을 치른 2018년 12월, 베트남에서 열린 효성 챔피언십을 거머쥐며 한국 여자골프의 강자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추위보다 더위에 강해서인지 동남아 대회와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동남아에 오면 컨디션과 샷감이 좋아진다”고 했다.
박지영이 동남아에서 다시 한번 날아올랐다. 11일 싱가포르에서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23 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총상금 110만 싱가포르달러·약 10억6214만원)에서 우승컵을 차지했다. 그의 투어 통산 다섯 번째 우승으로, 우승상금은 19만8000 싱가포르달러(약 1억9000만원)이다.
이번 우승은 박지영에게 ‘깜짝 선물’과도 같았다. 이날 예정된 최종 3라운드가 낙뢰 위험으로 중단되면서 2라운드까지 성적을 기준으로 최종 순위를 결정하기로 해서다. 그 덕분에 전날 11언더파 133타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친 박지영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박지영은 “2023 시즌을 우승으로 시작해 정말 기쁘다”며 “운 좋게 우승했는데,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성적을 낸 이유에 대해 “동남아 음식이 맛있어서 잘 맞고, 날씨가 따뜻해 몸이 잘 풀렸다”고 했다.
1라운드에서 선두에 올랐던 박현경(22)과 홍정민(20), 이소영(25)이 나란히 10언더파 134타,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KLPGA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대세’로 인정받고 있는 박민지(24)와 아타야 티띠꾼(19·태국)의 대결은 무승부로 끝났다. 박민지와 티띠꾼 모두 최종합계 7언더파 137타로 공동 9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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