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서울 마곡 LG화학 R&D연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 말이다.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서비스 경쟁력을 높여 위기 상황을 돌파하자는 주문이다. 최근 LG그룹 각 계열사는 구 회장의 ‘R&D 중심 경영’을 구체화하기 위해 확장현실(XR) 등 미래기술 개발을 전담하는 연구소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사업본부엔 전력전자·제어연구소가 새로 생겼다. 부품 경쟁력을 키우고 전력·전자 분야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이다. 소장은 지난달 정기 인사에서 승진한 오재윤 상무다. 이 밖에 LG전자는 소자재료연구소의 진용을 강화해 주력 제품인 마이크로LED TV의 소자 품질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연구소는 양극재 등 신규 전지소재 사업 관련 연구를 강화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올해 들어 R&D 인력을 500여 명 늘리고 R&D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할 정도로 배터리 소재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적극적이다.
바이오사업을 담당하는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본부장 직속으로 연구개발부문을 신설했다. 신약연구소, 제품개발연구소, CMC연구소 등 사업본부 내 연구소의 협업을 촉진하고 연구소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특허 경쟁력 강화를 위해 CTO 산하 특허 담당 조직을 특허센터로 격상했다. 2만5000건(지난 6월 말 기준) 이상으로 불어난 특허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다. 최고제품책임자(CPO) 산하에도 전극과 파우치형 제품, 원통형 제품과 관련한 기술센터를 두고 있다.
LG CNS는 지난 4월 언어AI랩을 신설, 인공지능(AI)연구소 내 4개 랩 체제를 구축했다. LG CNS는 앞서 비전AI랩, 데이터AI랩, AI엔지니어링랩을 운영하며 AI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정기 인사에도 구 회장의 R&D 중심 경영 기조가 반영됐다. 신규 임원 114명 중 약 27%인 31명이 소프트웨어(SW)를 포함한 R&D 전문 인력으로 채워졌다. 그룹 내 R&D 전문 임원은 역대 최대 규모인 196명으로 늘었다. LG그룹 관계자는 “AI, SW, 빅데이터, 친환경 소재, 배터리 등의 R&D 분야에서만 3년간 전체 채용 인원의 10%가 넘는 3000명 이상을 뽑을 계획”이라며 “구 회장의 미래 준비 기조를 바탕으로 신기술 고도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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